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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카에다도 즐겨쓰는 ‘압력솥 폭탄’ … 범인은 오리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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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카에다도 즐겨쓰는 ‘압력솥 폭탄’ … 범인은 오리무중

입력
2013.04.17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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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마라톤 대회 테러가 발생한 지 하루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의회에 독극물 편지가 배달됐다. 전날 테러는 마라톤 결승선 앞에 미리 설치된 압력솥 폭탄이 터지면서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연방수사국(FBI)이 단서나 용의자, 범행 동기 파악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수사가 장기화할 전망이다. ★관련기사 14면

의회는 이날 로저 위커 상원의원에게 독극물인 리친에 양성반응을 보인 편지가 배달됐다고 밝혔다. 편지는 사전 검색 과정에서 발견돼 피해자는 없었다. 9ㆍ11 테러 직후에도 탄저균 우편물이 의회와 언론사 등에 배달됐으나 나중에 미국 내부 세력의 소행으로 드러났다.

FBI는 사제 압력솥 폭탄이 테러에 사용됐다면서 현장에서 확보한 나일론 조각과 볼베어링 등 증거물을 감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 등에서 확보한 동영상을 첨단 얼굴인식소프트웨어 등을 활용해 분석하면서 테러범을 쫓고 있다. 테러범은 압력솥 안에 흑색화약과 못, 쇠조각 등을 넣고 뚜껑에 뇌관을 설치한 뒤 검은 배낭 또는 비닐봉투에 넣어 현장에 가져다 놓은 것으로 추정된다. 압력솥은 스페인 가전기업 파고르의 제품으로 확인됐는데 100달러만 있으면 이를 폭탄으로 만들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압력솥 폭탄은 아프가니스탄, 인도, 네팔, 파키스탄 등에서 자주 사용되며 알카에다는 2010년 인스파이어라는 온라인 출판물에 이 폭탄의 구체적 제조 방법을 올리기도 했다.

수사 당국은 5만달러의 현상금을 걸고 용의자 색출 및 배후 파악에 나섰지만 과거 대형 테러가 발생했을 때처럼 범행을 저질렀다는 세력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당국의 조사를 받아온 사우디아라비아 국적의 20세 남성도 용의 선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FBI는 해외와 미국 테러 세력의 소행 가능성 모두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지금껏 보스턴이 맞닥뜨린 가장 복잡한 범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역시 “누가, 왜 공격을 했는지, 국내 세력의 소행인지 외국 세력의 소행인지 아직 알지 못한다”며 “사건의 전모를 밝히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해 수사의 장기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리처드 데스로리어스 FBI 보스턴 지부장은 “시민 제보가 2,000여건이 넘는다”며 “범인을 찾기 위해 지구 끝까지 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국가안보팀을 소집해 대책회의를 열고 이번 사건을 테러 행위로 규정했다. 보스턴 테러로 지금까지 3명이 숨지고 180여명이 부상했으며 어린이 2명 등 17명은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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