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4회 서울연극제가 15일 개막했다. 공식참가작 8개, 젊은 연극인들의 열정이 담긴 '미래야솟아라'부문 7개, 기획초청작 3개, 자유참가작 7개, 프린지 부문 19개 등 모두 44편의 참가작을 비롯해 각종 부대 행사가 5월12일까지 대학로 일대에서 펼쳐진다. 21세기 한국의 다양성을 간접 체험 하는 듯한 주제와 형식에 뚜렷한 키워드를 내걸지는 않았지만 연극성이란 화두를 대들보 삼고 있다.
화장품 매장의 반품 소동에 착안한 '불멸의 여자'(서울연극앙상블), 인간에 대한 로봇의 반란을 그린 'RㆍUㆍR'(거미), 조선 시대 선비 정철을 둘러싼 피비린내 나는 정쟁을 담은 '일지춘심을 두견이 알랴'(지구연극), 아직도 치유되지 못한 기지촌의 아픔을 그린 '일곱집매(연우무대), 재개발로 붕괴 직전의 반 지하 주택 이야기인 '평상'(대학로극장) 등이 4월까지의 무대다. 이후 일진과 왕따 등 청소년들의 실상 '인간 대포쇼'(창), 연좌제 등 월북자 가족들이 겪는 악몽 같은 현실을 그린 '끝나지 않는 연극'(유목민), 자신이 꾼 꿈속의 세계에 탐닉하는 은둔형 외톨이 '트라우마 수리공'(명작옥수수밭)이 공식 참가작 무대의 후반부다.
올해는 참가작 전반에 연극 본연의 사회성이 두드러져 있다. 특히 차세대 연출가 초청작인 무브먼트 당당의 '소외'의 경우, 100여명의 출연진이 근현대사의 중요 선언문과 노래를 갖고 현재적 의미를 연극으로 펼친다. 이 밖에 극단 홍차의 '그냥 청춘, 여름' 등 7편이 자유참가작으로 나온다. 아르코예 술극장, 대학로예술극장, 예술공간 서울, 설치극장 정미소. (02)765-7500
장병욱 선임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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