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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하회마을 세계문화유산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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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하회마을 세계문화유산 맞나…

입력
2013.04.15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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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하회마을의 '세계유산 활용사업'이 방만한 운영 등으로 시작도 하기 전에 말썽이다.

안동시 등에 따르면 이 사업은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한 경북 안동시와 경주시, 경기 수원시 등에 국ㆍ지방비를 지원해 열리는 것으로, 하회마을에는 국비 4억원과 시·도비 4억원 등 모두 8억원이 배정돼 민간 차원에서 행사를 추진 중이다.

문제는 이 예산을 하회마을보존회와 탈놀이보존회, 탈박물관 등 주민자치단체가 직접 집행함에 따라 주먹구구식 예산관리와 방만한 운영으로 예산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는 데 있다. 금품수수와 횡령, 성추행 등으로 이름값에 먹칠을 한 하회마을이 또 다시 불·탈법으로 얼룩지는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하회마을보존회의 경우 8억원의 예산 중 4억원을 지원받아 지난 주말부터 관광객을 대상으로 체험행사를 벌이는 등 '세계유산 하회마을 활용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런데 속을 들여다 보면 이상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마을 주민 전체가 세금을 지원 받아 한복을 맞춰 입는가 하면, 3시간에 7만원이라는 엄청난 일당을 주민들에게 지급키로 했다.

한복은 마을주민 전체 160여 명을 비롯해 병산서원과 화천서원의 유사 및 관계자, 충효당 등 각 종가의 유사 및 관계자를 비롯해 심지어 출향인도 포함한다. 상여행렬 재연을 위해 상례 의복을 맞췄고, 각 행사마다 필요한 별도의 복장도 준비 중이다.

하지만 한복 제공의 범위와 가격제한, 행사 이후 활용방안 등 기준은 전무하다. 이 때문에 한복을 맞췄거나 주문하려는 물량만 300벌 이상이며, 이에 필요한 예산도 3,000만원 이상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당은 더 황당하다. 주민들의 자율적인 참가보다는 '어르신 마실가기'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동네를 2, 3시간 걷기만 해도 7만~5만원을 지급하는 식이다. 이 같은 행사 내용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한 마디로 주민 돈 잔치일 뿐"이라며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다른 행사도 화전놀이를 비롯한 흔한 민속놀이 체험 등이 대부분으로 세계유산에 걸맞은 특화된 프로그램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하회마을에서 활동하는 한 관계자는 "마을의 각종예산을 비전문가인 주민들이 자체 운영하면서 지금까지 주민대표가 범법행위로 수 차례 사법처리되는 등 하회마을 이미지를 훼손해왔다"며 "명예로운 세계유산의 가치전승을 위해 주어진 혈세인 만큼 이름값에 걸맞게 활용돼야 하며, 체계적 관리와 활용에 행정기관 등이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보존회 관계자는 "관광객들이 한복 입은 주민들이 사진을 찍곤 하는 것이 반응이 좋아 올해부터 생활시연 프로그램을 더 확대한 것 뿐"이라며 "한복 값 과다지출 등이 문제가 된다면 과도한 부분은 보조금 대신 자체예산으로 충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임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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