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법원이 인간 유전자를 발명품처럼 특허의 대상으로 볼 수 있느냐를 최종 판결하기 앞서 15일 구두변론을 진행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구두변론은 유타주의 유전자 진단업체인 미리어드가 보유한 인간 유전자 2종의 특허권을 지적재산으로 인정할 지가 쟁점이다.
논란은 미리어드가 여성의 유방암과 난소암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BRCA1과 BRCA2 돌연변이 유전자를 이용해 암 발병 가능성을 진단하는 고가의 의료상품을 독점 판매하려 하면서 시작됐다. 미리어드의 계획이 알려지자 미국시민자유연합(ACLU)과 공공특허재단은 “인간 유전자는 자연의 산물이기 때문에 특허 대상이 아니다”며 즉각 소송을 걸었다.
2009년 시작된 재판에서 1심은 ACLU 측이 승리했지만 2심에서는 거꾸로 미리어드의 유전자 특허권이 인정돼 현재는 대법원이 심리 중이다.
논쟁은 법원 밖에서도 뜨겁다. 미국의학협회 등 주요 의학ㆍ생명과학 단체들은 미리어드의 특허권을 취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법원에 전달했다. 유전자가 특허권으로 묶이면 유전자 샘플 공유 등 연구활동이 위축돼 과학발전이 지체된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미국에서 특허로 등록된 유전자는 인간 전체 유전체의 40%에 달한다. 반면 생명산업계는 유전자 특허가 없으면 관련 연구의 투자가 감소하는 만큼 반드시 특허권이 인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은 질병 치료ㆍ진단 등 특정 인간 유전자의 효용을 밝히면 법령에 따라 유전자 특허를 등록할 수 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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