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개정에 의욕적인 일본 자민당과 일본유신회가 참의원 선거의 전초전격인 지방 선거에서 대패했다. 7월 참의원 선거에서 대승을 거둔 뒤 헌법개정에 나서겠다던 이들의 야심에 제동이 걸렸다.
15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14일 실시된 아오모리(靑森)현 아오모리시장 선거에서 자민당이 추천한 에비나 다케시 후보가 현직 시장인 시카나이 히로시(鹿內博) 후보에 패했다. 농업 인구가 많은 아오모리 주민들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참가를 공언한 자민당 정권에 내린 심판이라는 분석이다.
후쿠시마(福島)현 고리야마(郡山)시장 선거에서도 자민당의 지지를 받은 하라 마사오(原正夫) 시장이 무소속 시나가와 마사토(品川万里)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지난해 중의원 선거에서 열풍을 일으키며 3당으로 급부상한 일본유신회는 지역 기반인 오사카(大阪)를 벗어나 인근 효고(兵庫)현 이타미(伊丹)시와 다카라즈카(寶塚) 시장 선거에 후보를 냈으나 두 곳 모두 패했다.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 시장이 이끄는 일본유신회는 결국 지역정당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했다.
일본유신회는 오사카부(府)를 도쿄도(都)와 같은 광역 지자체로 승격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는 이타미항구를 없애고 현재 효고현에 속한 고베시를 오사카의 행정구역으로 삼겠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일본 언론은 "하시모토 시장이 주변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인 구상을 내놓았다가 주민들의 역공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하시모토 시장은 "유신회의 정책에 반기를 든 것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실력부족을 인정한다"면서도 "효고현 지사 선거에 후보를 내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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