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당 대표 예비경선을 통과한 3명의 주자들이 주말 합동 연설회를 갖고 5ㆍ4 전당대회를 향한 레이스에 본격 돌입했다. 강기정 김한길 이용섭(기호순) 후보 간의 3파전으로 치러지는 당 대표 경선의 최대 관심은 대선 패배에 대한 친노 주류 책임론을 제기한 비주류 측이 당권을 잡을 수 있을지 여부이다.
12일 치러진 예비경선에서 친노 주류의 지원을 받으며 '김한길 대항마'로 꼽혔던 신계륜 후보가 뜻밖에 탈락함에 따라 비주류 측 좌장 격인 김한길 후보의 대세론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김 후보는 경선 레이스 시작 전부터 당원ㆍ대의원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특히 신 후보의 탈락은 대선 패배 책임론이 민주당 저변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돼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주류에서 비주류로의 주도 세력 교체가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최고위원 경선에서도 예비경선을 통과한 7명 중 안민석, 조경태, 양승조, 유성엽 후보 등 4명이 비주류로 분류된다.
대표 경선의 변수는 범주류 후보인 강기정ㆍ이용섭 후보의 단일화 여부이다. 범주류 측이 두 후보의 단일화를 통해 재결집에 나설 경우 조직 동원 여부에 따라 김한길 대세론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그러나 광주ㆍ전남을 기반으로 하는 강기정 이용섭 후보 모두 내년 광주시장 선거를 앞두고 광주ㆍ전남 대표선수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어서 단일화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3일 부산과 경남 김해에 이어 14일 울산과 대구에서 잇따라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세 후보는 위기에 빠진 당의 구원투수임을 자임하면서 당의 혁신을 강조했으나 강조점은 약간씩 달랐다. 김 후보는 "우리 가슴에 달린 친노, 비노, 주류, 비주류라고 쓰인 명찰을 다 쓰레기통에 던져 버리자"며 당의 화합을 강조했다. 강 후보는 "당이 위기에 빠졌을 때 젊고 참신한 인물로 교체해서 돌파했다"며 새로운 리더십을 내세웠고, 이 후보는 "정치 기술자가 아니라 민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력 있는 당 대표가 필요하다"면서 자신이 '혁신ㆍ정책 전문가'임을 강조했다.
울산 합동연설회에서는 유성엽 최고위원 후보가 대선 패배 책임을 거론하면서 "노무현 대통령도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 보복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고 그 책임과 희생으로 2010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했다"고 밝혔다가 친노 측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유 후보는 이후 대구 연설회에서는 이 대목을 거론하지 않았다.
합동연설회는 각 지역 시∙도당 위원장을 뽑는 선거와 함께 치러졌으나 당원ㆍ대의원들이 시∙도당 위원장 선거 이후 대거 빠져나가 맥 빠진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대구 지역 합동연설회가 열린 대구 엑스코 오디토리움(1,300석 규모)에서는 고작 100여명만 좌석을 채워 극도로 썰렁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대구=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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