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악몽'은 지독했다.
FC서울은 지난 2010년 8월28일부터 수원과 슈퍼매치에서 8경기(1무7패) 연속 무승을 기록했다. 지긋지긋한 무승 징크스를 깨기 위해 최용수 서울 감독은 변화를 택했다. 차두리를 투입해 국내 데뷔전을 치르게 했고,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 한 경기도 출전하지 않은 골키퍼 유상훈을 베테랑 김용대 대신 선발로 내세웠다. 서울은 1-0 리드에 정대세가 퇴장 당하는 호재까지 겹쳤지만 '수원 악몽'을 털어내지 못했다.
서울은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6라운드 수원과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수원전 9경기(2무7패) 연속 무승이라는 악몽에 시달리게 됐다. 또 서울의 리그 첫 승 도전도 다음으로 미뤘다. 4무2패(승점4)를 기록한 서울은 12위까지 떨어졌다. 반면 수원은 승점 1을 보태 4승1무1패(승점13)로 선두를 유지했다.
슈퍼매치가 열린 '빅버드(수원 홈 경기장)'는 경기 전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서울은 '수호신'이라고 적힌 대형 통천을 펼쳐 선수들에게 기를 넣어줬다. 수원의 서포터스 4,000여명은 구단을 상징하는 파랑, 흰색, 빨강색 봉지를 흔드는 장관을 연출했다. 수원이 처음으로 선보인 '봉지 응원'은 프로야구 롯데의 '신문지 응원'을 연상케 했다. 총 3만7,879명의 팬들이 함성을 보내며 시즌 첫 슈퍼매치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서울의 변화는 적중했다. 그 동안 수원전에서 약점을 드러낸 측면 수비를 김치우와 차두리로 바꾸면서 안정을 찾았다. 차두리와 김치우는 스테보와 서정진의 측면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전반 19분 데얀의 선제골로 서울이 앞서갔다. 서울은 상대 측면을 공략하며 리드를 잡았다. 고명진이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올린 크로스를 데얀이 재치 있는 볼 터치로 수비수 한 명을 따돌린 뒤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한 게 왼쪽 골 네트를 갈랐다. 데얀은 원정 서포터스에게 까지 달려가 월드가수 싸이의 새로운 춤 세리머니를 펼치며 팬들을 환호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정대세의 퇴장이 변수로 등장했다. 전반 7분 김진규에게 거친 파울을 범해 경고를 받은 정대세는 40분 골키퍼의 발을 거는 불필요한 반칙을 해 두 번째 옐로 카드로 퇴장 당했다. 그러나 정대세의 퇴장이 이상한 방향으로 튀었다.
후반 들어 서울은 수적 우세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주도하지 못했다. 오히려 스테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수원에 고전했다. 후반 16분 에스쿠데로 대신 몰리나를 예정대로 투입했지만 경기 양상은 바뀌지 않았다. 수원의 공세에 고전하던 서울은 후반 42분 라돈치치에게 헤딩 동점골을 허용해 주저 앉았다. 한편 성남은 홈에서 김동섭의 1골1도움 활약에 힘입어 전북을 2-1로 꺾고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수원=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