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 내노래 듣고 행복해져" 악동이 악동에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 내노래 듣고 행복해져" 악동이 악동에게…

입력
2013.04.14 11:50
0 0

북한의 전쟁 위협이 계속되는 가운데 13일 서울 상암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수 싸이(36ㆍ본명 박재상)의 단독콘서트 '해프닝'에서 그가 부른 '위 아 더 원(We are the one)'의 뮤직비디오와,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담은 듯한 콘서트 연출이 눈길을 끌고 있다.

'강남스타일'과 함께 본 공연의 피날레를 장식한 '위 아 더 원'은 싸이가 2006년 발표했던 응원곡으로 '넘어질 순 있어도 쓰러질 수는 없어 / 일어나 일어나 일어나 / 고개 숙인 친구여 심장 뛰고 있다면 / 뛰어라 뛰어라 뛰어라 / 누구를 탓하리오 / 그래 나는 날라리오 / 이게 내 할 일이오 / 이곳은 내 땅이오 /… / 위 아 더 원 / 숨이 턱이 찰 때 / 내 손을 잡게 / 위 아 더 원 / 내가 숨이 찰 때 / 니 손을 내게 줘'라는 가사의 노래다.

가사에는 남북 관계를 직접 언급한 내용이 없지만 뮤직비디오에선 싸이를 매개로 남과 북이 하나되어 월드컵 응원을 펼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북한 군부 수뇌부가 북한축구팀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해 싸이를 납치해 공연을 하게 한다. 북한은 싸이와 닮은꼴인 장교와 댄스 팀을 남으로 보내 서울 명동 한복판에서 '위 아 더 원'을 부르게 하고, 그 사이 북으로 납치된 싸이는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과 군인들 앞에서 같은 노래를 부른다. 축구와 음악으로 남북이 하나가 된다는 내용이다. 뮤직비디오는 남과 북의 관객들을 한 화면 안에 배치한 뒤 '우리는 하나입니다'라는 자막과 함께 끝을 맺는다.

또한 이날 공연에선 싸이가 '낙원'을 부르는 동안 무대에 대형 비둘기 날개가 펼쳐지는 등 평화를 기원하는 듯한 연출을 하기도 했다. 그는 자막을 통해 당초 비장의 이벤트로 비둘기 400마리를 하늘로 날려보내는 마술쇼를 준비했고, 이 과정에서 비둘기가 평화의 상징이기도 하여 뜨거운 마음으로 준비했으나 환경단체와 동물보호협회의 반대로 포기했다고 장난처럼 밝히기도 했다.

이날 콘서트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는 100명에 달하는 외신 기자들이 참석해 열띤 취재 경쟁을 펼쳤다. 남북 간의 긴장을 취재하기 위해 입국한 기자들도 적지 않았다. 영국 뉴스전문채널 ITN 기자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가. 당신은 항상 노래에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했는데"라고 질문하자 싸이는 자신이 엔터네이너라고 전제하면서 이렇게 답했다. "김정은은 나보다 7살 어리다. 내가 바라는 건 사람들이 내 음악을 듣고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한국이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건 비극이다. 중요한 건 사랑이고 행복이다. 북한도 '강남스타일'과'젠틀맨', 내 뮤직비디오와 안무를 함께 즐겼으면 좋겠다."싸이의 매니저 황규완씨도 "'위 아 더 원'은 늘 공연에서 부르는 곡으로 이번 공연에서 특별한 의미를 두고 부른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남북의 긴장 속에 펼쳐진 싸이의 공연에 외신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미국 뉴스전문채널 CNN은 "싸이의 콘서트는 북한의 핵 위협 속에서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열렸지만 다수의 한국인들은 일상적인 일로 여긴다"며 "공공 장소에서 열리는 대규모 행사인데 정부도 공연 주최사도 안보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듯하다"고 보도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도 "싸이의 신곡에 대한 관심이 남북 간의 긴장을 무색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