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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북한 경제와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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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북한 경제와 개방

입력
2013.04.1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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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제3차 핵실험에 이어 이제 미사일까지 발사할 준비가 되었다고 공언하고 있다. 하지만 전쟁이 일어나면 한반도 내의 모든 구성원은 공멸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전쟁 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는 이러한 상황은 근본적으로 북한의 어려운 경제 상황에 기인하고 있다.

북한 경제가 지금과 같은 어려움에 처한 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경제 개혁과 대외 개방정책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지 못한 것 때문이라고 본다. 북한 정부도 계획경제의 문제점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시장경제의 일부 수용, 대외개방 및 무역확대가 가장 중요한 경제정책 방향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경제개혁에 성공한 중국의 개방 모델을 따르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정치체제의 유지 때문에 급격한 변화를 추구하지는 못하고 있다.

1960년대까지는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이 남한보다 더 높았다. 해방 이전부터 공업기반이나 자원이 북쪽에 편중되어 있었고,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특성상 노동이나 자본 등 자원을 국가 주도 하에 생산부문에 집중적으로 투입하여 경제가 성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남한도 수출을 중심으로 한 경제발전에 힘입어 경제가 급격히 성장하였으며 대략 1970년대 초반쯤 우리의 일인당 소득이 북한을 추월하였으며 그 후 이 차이는 더 커져 왔다.

1970년대에 북한은 선진국들로부터 차관을 들여와 경제를 개발하려는 정책을 시도했고 80년대에는 외국의 직접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합영법'을 제정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의 덕분인지, 통계청이 발표한 UN자료에 의하면, 1인당 소득은 1970년 435달러에서 1980년대 후반에는 900달러를 돌파해 두 배 이상 성장하였다.

그런데 꾸준하게 증가하던 북한의 소득은 1990년대 초반 격감하였으며 중반부터는 극심한 경제난을 겪게 되었다. 이는 북한 이외의 대부분 사회주의 국가들이 시장경제로 전환한 시기와 맞물린다. 그 이전까지는 사회주의 국가들과 무역 등의 대외 거래가 어느 정도 이루어졌으나, 무역상대 국가들이 대부분 시장경제로 이행함에 따라 북한의 무역이 급감한 탓에 결국 경제의 운용자체가 불가능할 정도가 된 것이다. 이는 무역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잘 말해주는 사례가 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북한은 나진선봉경제특구에서 보듯이 국제경제교류를 위해 상당히 노력했다. 그 결과 개성공단 건설 등 남북교역 등을 통해 북한 경제에 도움이 많이 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는 단기적으로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었을 뿐 경제의 효율성 증가로 이어지지 못했다. 2008년 이후 남북 경색으로 남북교역이 감소하자 대중국 무역 증가에도 불구하고 북한 경제는 다시 어려워졌다. 앞의 UN자료를 보면 현재 1인당 소득은 약 500달러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북한의 경제 개혁 중 대내 개혁은 농업부문의 개혁, 기업분권화 등을 도입하고 있는 초기단계라고 평가되고 있다. 물론 북한은 체제 유지에 위협이 되지 않는 한도 내에서만 개혁 개방을 하고자 할 것이다. 이 때문에 정치적 상황에 따라 때로는 개혁이 퇴보하기도 하였다가 다시 개혁방향으로 진전되고 하는 일관성 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 북한의 행동들은 체제유지와 대외협력 두 개를 모두 달성하고자 하는 몸부림이라고 해석된다.

이러한 북한경제의 실정과 관련하여 이 시점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북한이 내부경제개혁 및 대외개방을 더 적극적이고 지속적으로 추진하도록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북한 내부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다만 미국과 협조하여 외부에서 체제를 위협할 의도가 없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북한이 나름대로 개혁에 힘쓰도록 만들어야 한다. 또한 적극적인 개방의 모습을 보일 때는 무역 파트너가 되어주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북한이 개방을 통해 우리와 대화·협력하여 정상적인 경제로 회복되는 것만이 남북한 모두 살 수 있는 길이다.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오근엽 충남대 경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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