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KT에 이어 LG유플러스까지 이동통신 3사가 일제히 무료통화 요금제를 쏟아냈지만, 각 사 마다 전략과 타깃은 상이하다. 빼앗기지 않으려는 SK텔레콤의 방패(수성) 전략, 어떻게 든 빼앗아 오려는 LG유플러스의 창끝(공격) 전략이 각 요금제에 그대로 녹아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내놓은 무료통화 요금제는 같은 가입자끼리(망내) 무제한 음성통화를 제공하는 것. 이는 기본적으로 업계 1위 자리를 지키려는 SK텔레콤의 전략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현재 SK텔레콤의 시장점유율은 50.4%. 국내 휴대폰 이용자 2명중 1명은 SK텔레콤 가입자다. SK텔레콤 가입자의 음성통화 중 적어도 절반 이상(약 60%)이 망내 통화이기 때문에, 다른 이동통신사들보다 망내 무료통화 혜택이 가입자들에겐 더 클 수 밖에 없다. SK텔레콤이 망내 무료통화 요금제를 내놓은 건 그만큼 가입자를 다른 통신사로 빼앗기지 않겠다는 뜻인 셈이다.
SK텔레콤의 이번에 망내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요금은 3세대(G)나 LTE 요금제보다 월 1,000~3,000원을 더 올리고, 대신 기본 제공되는 음성통화량과 데이터량은 줄였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결과적으로 값은 비싸지고 혜택이 더 줄어든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SK텔레콤 관계자는 "망내 통화는 무제한이기 때문에 기본 제공되는 음성통화는 전부 KT나 LG유플러스 가입자와 통화에 쓰인다고 보면 된다. 실제론 기본 제공되는 통화량이 늘어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LG유플러스는 망내는 물론 망외도 무제한 음성통화가 제공되는 요금제를 내놓았는데, 이는 업계 점유율 최하위(18.6%)를 탈출하기 위해 '공짜 통화'를 미끼로 타사 가입자를 적극적으로 빼앗아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LG유플러스가 겨냥하는 이용자층은 400만명에 달하는 SK텔레콤의 2G 가입자들이다.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기 힘든 포화상태의 이동통신 시장에서 음성통화량이 절대적으로 많은 SK텔레콤의 2G 가입자를 빼앗아오기 위해, 이 같은 파격적 무료통화요금제를 내놓은 것이다. KT는 2G 서비스가 이미 종료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데이터를 많이 쓰기 때문에 음성통화를 무제한 제공하는 것에 크게 좌우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반면 지금도 일반휴대폰으로 음성통화만 쓰는 2G가입자들에겐 무제한 무료통화가 큰 매력일 수 있기 때문에 LG유플러스는 바로 이 점을 노린 듯하다"고 말했다.
사실 KT는 망내 무료통화를 가장 먼저 선보였다. 지난해 1월 LTE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요금제에 따라 기본 통화량을 월 1,000분에서 1만분을 제공했고, 8월 이후에는 월 3,000원을 추가하면 사실상 무료통화인 월 3,000분 통화량을 주는 요금제를 내놨다. 하지만 이번에 SK텔레콤이 망내 무료통화로 선수를 치자, 기존 요금제를 망내 무료통화 요금제로 전환하고 3G 이동통신까지 확대했다.
KT의 무료통화요금제의 장점은 ▦유일하게 남은 데이터를 다음달에 이어받아 쓸 수 있는 '데이터 이월'이 적용되며 ▦LTE 이용자들에게 기본 제공되는 음성통화량을 줄이지 않았다는 점.
하지만 업계에선 KT의 타깃이 모호하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SK텔레콤처럼 지키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도, LG유플러스만큼 빼앗아오려는 의지가 강한 것도 아니라는 평가다. KT는 31% 시장점유율로 업계 2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LTE에선 출발이 늦어 LG유플러스에 밀리는 형국이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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