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정도로 핵무기 소형화에 성공했을 가능성에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무기 소형화에 어느 정도 성공해 미사일에 탑재는 가능하지만 정확한 타격 기술은 아직 갖추지 못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군은 북한이 미사일에 핵탄두를 올려서 경량화ㆍ소형화 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가 있는지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수준이 그 앞 단계인) 소형화 단계에 있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은하 3호의 발사 성공과 2월 3차 핵실험으로 핵무기를 전력화할 수 있는 핵탄두 제조 기술과 운반체 기술은 어느 정도 갖춰진 것으로 보이지만 최종 단계인 소형화ㆍ경량화는 아직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소형화를 위해선 수 차례 핵실험을 통해 누적된 데이터가 필요한데, 북한은 핵실험을 3번밖에 실시하지 않아 충분한 데이터를 갖추지 못했다는 판단이다.
통상적으로 핵무기 개발은 크게 핵물질 획득과 기폭장치 개발, 핵무기 제조, 핵실험, 소형화 및 전력화의 4단계를 거친다. 북한은 핵물질인 플루토늄(Pu)과 고농축 우라늄(HEU)을 모두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고, 지난해 12월 사거리 1만㎞ 이상의 미사일 발사와 올해 2월의 핵실험도 성공적으로 치러내 핵무기의 최종 단계인 소형화ㆍ경량화 만 남겨 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ㆍ경량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핵무기 전문가는 "북한 핵무기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어 확언하긴 힘들지만 북한이 어느 정도 소형화를 시킨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3차에 걸친 핵실험의 폭발력이 점점 커지고 있고, 이란 파키스탄 러시아 등과 핵기술 관련 협력을 지속했던 점 등 북한이 상당한 수준의 소형화 기술을 갖춘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북한이 핵무기의 미사일 탑재는 가능하지만 문제는 신뢰성”이라며 단서를 달았다. 사거리 3,000~4,000㎞의 무수단이나 사거리 1,300㎞의 노동-A호에는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지만, 탄도 재진입 기술 관련 실험이 없었기 때문에 정확하게 목표 지점을 타격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도 “무수단이나 노동-A호 같은 상대적으로 사거리가 짧은 미사일에 탑재는 할 수 있지만 실전 배치할 만큼 신뢰성을 가졌는지는 의문”이라며 “파키스탄이 마지막 핵실험 후 실전 배치하는 데 10여년이 걸린 것을 보면 북한은 3~5년 뒤 소형화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한편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은 11일(현지시간)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이 현재 탄도미사일을 통해 운반할 수 있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어느 정도 자신 있게 평가한다”고 밝혔지만 방한한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은 “북한의 핵 운반체계가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며 이를 부인했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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