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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겸용 주택 "부동산 침체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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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겸용 주택 "부동산 침체 몰라요"

입력
2013.04.12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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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 다니는 김모(55)씨는 지난달 인천 청라지구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분양한 점포 겸용 단독주택 용지 284㎡(약 86평)를 4억6,000만원에 낙찰 받았다. 김씨는 2년 뒤 은퇴를 앞두고 지난 몇 달 동안 주변 부동산중개소를 통해 이 지역 상가와 주택의 월세를 꼼꼼히 알아본 뒤 연 수익률 9.2%는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해, 입찰에 참여했으며 16 대1의 경쟁률을 뚫고 당첨됐다. 김씨는 시세 4억원인 동탄신도시 아파트를 매각하고 여기에 여유자금과 대출 1억원을 합해 3층짜리 상가주택을 지을 계획이다. 총 투자비는 땅값 포함해 8억7,000만원 정도다. 3층은 본인과 가족의 거주용이고, 1층 상가는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380만원, 2층 주택은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50만~60만원 정도로 세를 놓을 계획이다. 김씨는 "여유 자금으로 최대 수익을 얻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놓고 고심했는데 상가주택이 최고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들 사이에서 노후 준비용으로 1층에는 상가와 사무실 등 비거주용 건물, 2~4층은 주택으로 구성되는 상가주택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단독주택의 일종인 상가주택은 자신이 직접 주택에 거주하면서 상가와 주택에서 임대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가주택 투자는 주로 신도시 등 공공택지의 점포 겸용 단독주택 용지를 매입한 뒤 전문업체에 의뢰해 신축하는 방식이다. 투자금은 수도권의 경우 7억~15억원 선. 경기 판교시 백현동 카페거리와 서울 서초구 방배동 서래마을 카페거리 등이 상가주택의 대표적인 사례다.

상가주택의 인기는 점포 겸용 단독주택 용지 분양 경쟁률에서 잘 드러난다. 지난달 인천 청라지구에서 공급된 24개 필지의 평균 경쟁률은 69대 1이었고 최고 경쟁률은 329대 1이었다. 지난해 10월 충남 천안 탕정지구에서는 점포 겸용 단독주택 용지 84필지가 공급됐는데 3,929명이 몰려 평균 47대 1, 최고 47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4월 경남 양산 물금지구에서 나온 점포 겸용 단독주택 용지는 최고 경쟁률이 무려 2,136대 1이었다. 인기가 치솟으면서 지난달 위례신도시에 공급된 점포 겸용 단독주택 용지는 위치에 따라 1억~4억원의 웃돈이 붙기까지 했다. 상가주택에 있어서 만큼은 부동산 경기 침체는 먼 나라 이야기다.

상가주택은 1기 신도시가 조성되던 1990년대 중반 점포 겸용 단독주택 용지가 공급되면서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중대형 아파트의 투자가치가 시들해지자 아파트를 팔고 여유자금으로 안정적인 생활을 원하는 베이비부머들이 수도권 상가주택에 투자하면서 인기가 더욱 치솟고 있다.

하지만 상가주택의 미래가 장밋빛이라고만 생각하면 오산이다. 상가주택은 아파트보다 환금성이 떨어진다. 또한 대기업 입주 등 고정수요를 갖춘 지역을 선별해 투자해야 하며, 같은 지역에서도 도로와 접했는지 등 상권과 입지 조건에 대한 분석이 정확히 이뤄져야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

상가주택의 수익률이 높은 곳은 연 30%에 이르지만, 손해를 보고 있는 상가주택도 적지 않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선종필 상가레이다뉴스 대표는 "아직까지는 상가주택 투자가 전망이 밝지만, 웃돈 요구가 과도해지는 등 과열 양상을 띠는 곳은 투자 시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장밋빛 전망만으로 투자하면 실패할 확률도 높다"고 조언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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