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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회계법인 내부정보 거래 또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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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회계법인 내부정보 거래 또 적발

입력
2013.04.12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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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회계법인 중 하나인 KPMG의 미국 지사 고위 간부가 골프 친구에게 거액을 받고 고객사의 기밀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내부자거래가 빈발하는 미국 회계법인의 불투명한 운영방식과 이에 대한 허술한 규제가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연방검찰은 KPMG 로스앤젤레스 지점의 시니어파트너인 스콧 런던(50)을 증권사기 혐의로 11일 기소했다. 그는 2010년부터 귀금속상 브라이언 쇼(52)에게 자신이 회계감사를 담당한 회사 5곳의 내부정보를 흘린 혐의를 받고 있다. 5개사는 건강식품업체 허벌라이프, 스포츠용품업체 스케처스와 데커스 아웃도어, RSC홀딩스, 퍼시픽캐피털. 앞서 10일 KPMG는 “지난주 사건을 인지하고 런던을 해고했으며 피해업체 중 현재 고객사인 허벌라이프, 스케처스와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런던은 2005년부터 골프를 함께 치며 친교를 맺어온 쇼가 사업상 어려움을 겪자 고객사 기밀정보를 제공했다. 처음엔 분기실적을 미리 알려주는 수준이었지만 차츰 인수합병 등 민감한 정보를 건네며 투자방법까지 구체적으로 일러줬다. 일례로 2월 허벌라이프의 인수 가능성을 전하며 “지금부터 회사 주식을 소규모로 매입하기 시작하면 의심을 안 산다”고 조언했다. 검찰은 쇼가 기밀정보를 이용한 투자로 100만달러 이상을 벌었다고 밝혔다.

런던은 그 대가로 100달러 지폐로 채운 1만달러 돈가방, 시가 1만2,000달러인 롤렉스시계, 2만5,000달러 상당의 콘서트표 등을 수시로 받아 챙겼다. 쇼가 당국에 발각될 것을 우려하자 “그들이 당신을 체포해도 증거를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호언했다.

런던은 공범이자 친구인 쇼의 배신으로 덜미가 잡혔다. 지난해 가을 쇼의 투자계좌를 관리하던 자산운용사 피델리티가 그의 수상한 투자행태를 당국에 신고했고, 쇼는 수사에 협조하면 기소를 면제해주겠다는 연방수사국(FBI)의 제의를 받아들였다. 그는 올 초부터 런던과의 면담 및 통화 내용을 녹음했고 지난달에는 두 사람의 금품수수 현장을 포착하려는 FBI의 함정수사에 협조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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