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500년 동안 27명의 왕이 이었고, 29명의 세자가 있었다. 현왕의 적장자가 세자로 책봉된 뒤 왕 위에 오르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실제 적장자로 세자가 된 것은 문종, 단종, 연산군, 인종, 현종, 숙종, 순종 7명에 불과했다. 적장자가 왕위에 오를만한 인물인가를 놓고 후계자 선정을 둘러싼 권력간의 갈등이 주요 변수였다.
조선 세자의 기준과 책봉 과정, 생활을 등을 토대로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소개한다. 왕실에서 세자의 위상을 밝히는 것을 시작으로 궁중생활, 교육과정, 일상 등을 입체적으로 전개했다.
세자책봉은 원자가 태어난 뒤 보통 7~10세에 이뤄졌다. 신하들의 요청을 받아들이는 형식을 취하지만, 세자 책봉은 전적으로 왕의 뜻이었다. 세자는 이때부터 왕의 여러 아들 중 한 명이 아니라 왕위 계승자로서 최고의 대우를 받게 된다. 책봉 후에는 서둘러 세자빈을 정했다. 대를 이를 자식이 필요했고, 세자의 '뒷배'가 될 정치세력도 필요했기 때문이다. 세자빈 배출은 유력 가문으로 성장하는 통로였지만 자칫 가문이 망하는 위험도 있어 양반가들은 왕실과 사돈 맺기에 선뜻 나서지 않았다.
세자의 왕실 어른들께 문안 인사를 드리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해 아침 공부인 조강(朝講), 낮 공부인 주강(晝講), 저녁 공부인 석강(夕講)으로 이어졌다. 공개 수업인 회강(會講)도 한 달에 두세 차례 진행돼 그동안 배운 경서와 역사서를 복습하고 평가를 받았다. 이 외에도 세자의 대리청정(문종, 예종, 광해군, 경종, 사도세자, 정조, 효명세자), 왕이 되지 못한 세자(소현세자, 사도세자), 형제들에 대한 이야기(태종, 광해군) 등을 소개한다.
이 책은 한국학중앙연구원과 출판사가 2011년부터 기획, 출간한 '왕실문화총서'의 마지막 편이다. 총서는 조선의 왕실을 '일상', '궁중회화' 등을 키워드로 분석해 9권으로 나왔다. 4~7명의 집필진이 학계의 연구성과를 집약해 대중의 눈높이로 쉽고 친절하게 풀어 썼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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