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다'는 속담이나 '프리젠테이션이 경쟁력'이라는 말은 통한다. 모두 말이 가치로 바뀌는 과정이다. 쟁경(爭經)은 5000년 중국 역사에서 가장 우수하고 뛰어났던 말솜씨를 보여준 사례를 가려 뽑은 책이다. 절묘한 비유로 진리를 드러낸 공자, 본래 말더듬이였으나 법가 사상을 집대성한 한비자, 강대국들 틈에서 빼어난 외교술로 나라를 지킨 자산과 자공 등 뛰어난 인물들의 논변을 담았다.
'동양 고전에서 배우는 이기는 기술'이란 부제가 암시하듯 옛 중국인들이 논쟁 혹은 논변을 앞두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했는지, 설득을 위해 동원된 전술은 어떤 것인지, 그 와중에 정당성과 명분은 어떤 식으로 관철시킬 수 있는지 등을 실증하는 방대한 연구집인 셈이다. 민음사ㆍ988쪽ㆍ3만8,000원.
장병욱 선임기자 sj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