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나이 스물 넷인 김병찬 씨는 3,000마리 돼지를 키우는 양돈인이다. 건장한 체격과 잘생긴 얼굴, 유머감각까지 겸비한 그는 같은 업계 종사자로부터 일명 '핏덩이'로 불린다. 한창 멋 부리기 좋아하고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에 정신 없을 나이지만 그의 하루는 돼지의 생활리듬에 맞춰져 있다. 맨 손으로 30년간 농장을 일군 아버지가 고 3때 병으로 쓰러지자 그는 양돈 일에 뛰어들었다. 40~50대 중년들도 3D 업종이라며 기피하는 일이지만 20대 병찬 씨에게 축산농장은 인생의 배움터다. 그는 오늘도 거실에 걸린 아버지의 낡은 모자를 보며 마음을 다진다. 일년 내내 하루도 빠지지 않고 돼지를 돌봐야 하는 그에게 외출은 사치일 정도로 하루하루는 바쁘다. 때문에 평범한 대학생이나 직장인으로 사는 친구들과는 밖에서 어울리는 것도 쉽지 않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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