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방송사와 금융기관에 대한 해킹을 주도한 것으로 지목된 북한의 정찰총국은 각종 대남ㆍ해외 공작업무를 총괄하는 기구이다.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뿐 아니라 농협 해킹 사건을 비롯한 굵직한 각종 사이버 테러가 발생할 때마다 '유력한 용의자 명단'에 오른 곳으로, 대남 강경파로 잘 알려진 김영철 총국장(대장)이 이끌고 있다.
10일 공안당국 등에 따르면 북한은 2009년 2월 인민무력부 산하 정찰국과 노동당 산하 작전부, 35호실 등 3개 기관을 통합해 정찰총국을 만들었다. 분산돼 있던 기구를 합쳐 대남 침투 공작과 정보수집을 강화하겠다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었다.
정찰총국의 탄생을 기점으로 북한의 사이버전 능력은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당시 전자정찰국 사이버전지도국(일명 121국)도 정찰총국 산하에 창설됐다. 121국은 다른 나라의 컴퓨터망에 침입해 비밀자료를 해킹하고 바이러스를 유포하는 사이버전 전담부대로 인력만 3,0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군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반면 국군사이버사령부 등에 근무 중인 우리 군 사이버전 인력은 400여명 수준이다.
북한은 김일성종합대, 김책공대, 평양컴퓨터기술대, 지휘자동화대학 출신의 최고 엘리트를 엄선해 해킹전문 부대에 배치하고 있다. 정찰총국은 중국 헤이룽장, 산둥, 푸젠, 랴오닝성과 베이징 인근 지역에 대남 사이버전 수행 거점을 확보했다고 한다.
탈북자들 사이에서는 북한의 사이버전 수행 규모나 능력이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필적할 수준이란 주장이 나온다. 공안당국은 "현재 유능한 해커들이 연간 1,000여 명씩 지속적으로 배출돼 당, 군, 내각에 분산 배치되고 있다"며 북한의 전체 사이버전 전문인력을 1만2,000명 정도로 추산했다. 능력도 미국과 러시아를 제외하곤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정보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 해커부대의 기술이 매우 높은 수준이어서 웬만한 사이트는 쉽게 뚫고 들어가 그 기관의 내부망으로 파고들 수 있을 정도의 파괴력을 갖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제임스 서먼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해 10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북한이 '상당한'(significant) 수준의 사이버전 수행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는 점점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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