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호텔 방에서 혼자 쓸쓸하게 죽음을 맞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처 전 총리는 런던 시내 리츠 칼튼 호텔 최고급 스위트의 침대에 앉아 책을 읽다가 8일 오전 11시 38분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고 영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하지만 쌍둥이인 아들 마크와 딸 캐럴은 죽음의 순간을 함께 하지 못했다. 마크는 스페인에, 캐럴은 영국의 다른 지역에 각각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고인의 시신은 사망한 지 13시간이 지난 9일 0시 20분에야 경찰 오토바이 4대의 호위 속에 개인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에 안치됐다.
대처 전 총리는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간단한 방광 종양 제거 수술을 받은 뒤 기력을 회복하지 못하자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4개월 기한을 정해 호텔에 머물렀다. 하루 숙박료가 640만원이나 하는 최고급 방이었다. 대처 전 총리는 최근까지 이 호텔 식당에서 치킨 콩소메(맑은 치킨 육수로 된 수프)와 레몬 가자미 요리를 곁들인 점심을 자주 먹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호텔에서 간병인 2명의 도움을 받았으며 친구들이 교대로 병문안을 왔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10여년 전부터 외부와의 접촉을 크게 줄였던 대처 전 총리는 앞서 지난해 3월에는 평소 즐겨 신던 하이힐 대신 편안한 샌들과 지팡이에 의지해 간병인과 런던의 공원 벤치에 앉아 햇볕을 즐기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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