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은 고가 수입품(명품)을 평균 9개 정도 갖고 있으며 매년 2개 정도를 새로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가 수입품 소비가 전 세계 5위권이지만, 판매 가격(구매력 기준)은 주요 선진국 가운데 두 번째로 비쌌다.
10일 한국소비자원이 20세 이상 고가 수입품 구입자 1,000명을 조사한 결과 1인당 루이비통, 구찌, 샤넬, 프라다 등 유명 브랜드 제품을 평균 8.8개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1~3개 소유자가 37.9%로 가장 많았고, 4~5개(22.4%), 6~10개(21.9%), 11~15개(5.7%) 순이었다. 50개 이상이라는 응답자도 3.4%나 됐다.
월 소득 800만원 이상 고소득층은 고가 수입품을 평균 17.82개 보유해 월 299만원 이하 소득층(5.22개)보다 3.4배 많았다. 이들이 해마다 사는 고가 수입품은 평균 1.93개였다. 고소득층이 평균 3개, 저소득층이 1.52개다.
고가 수입품 구입에 지출하는 비용은 연 평균 271만원이었다. 연간 1,000만원 이상 구입자가 5.2%로 이 가운데 2,000만원 이상자도 1.9%였다. 유명 브랜드 '짝퉁'을 산 적이 있다는 응답도 45.6%에 달했다.
고가 수입품의 개당 평균 가격은 가방이 약 200만원, 지갑이 64만원, 벨트가 48만원, 신발이 68만원, 의류가 84만원, 시계가 410만원이었다.
이는 다른 나라보다 비싼 편이다. 소비자원이 주요 선진국에서 판매되는 루이비통 등 가방류 50개 가격을 분석한 결과(구매력 지수 기준) 한국(100)이 대만(133.7)에 이어 가장 비쌌다. 외국 평균은 70.5에 불과해 같은 제품도 국내에선 30% 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은 "고가 수입품 제조 및 유통업체들이 높은 가격을 유지하며 경쟁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앞으로 '수입 명품' 대신 '고가 수입품'으로 표기합니다. '명품'이라는 용어가 과소비를 조장하고 위화감을 조성하는 등 부정적 측면이 크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수입 명품'보다는 '외국 물품', '유명 브랜드' 등의 명칭으로 바꾸는 게 바람직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고려했습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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