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일 국립극장서 ‘박범훈의 소리연(緣)’ 공연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을 맡는 바람에 2년간 공연계를 떠났던 국악 작곡가 박범훈(65) 전 중앙대 총장이 무대에 복귀한다.
‘작곡가 시리즈’를 선보이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은 19~20일 서울 남산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박 전 총장의 작품으로만 무대를 채우는 ‘박범훈의 소리연(緣)’을 공연한다. 그는 10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가족의 품에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라며 “특히 초대 단장으로 5년간 이끌었던 ‘친정’ 국립국악관현악단에서 복귀 무대를 준비해 더 포근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박 전 총장은 사물놀이와 국악관현악의 조화가 돋보여 국악 무대의 단골로 자리잡은 ‘신모듬’을 작곡하는 등 국악 관현악의 대중화에 앞장서 왔다. 1987년 최초의 민간 국악관현악단인 중앙국악관현악단, 93년 한·중·일 3개국의 민족음악 연주자로 구성된 오케스트라아시아, 95년 국립국악관현악단을 잇따라 창단해 국악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86년 서울아시안게임 개막식 작곡 및 지휘, 88년 서울올림픽게임 개막식 ‘해돋이’ 작곡, 2002년 한일월드컵 개막식 음악총감독 및 작곡 지휘를 맡기도 했다.
하지만 대학 총장 신분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 캠프에 참여해 ‘폴리페서’ 논란에 휩싸였고, 이후 교육문화수석에 임명돼 “보은인사 아니냐”라는 지적도 있었다. 그는 이에 대해 “지난 2년간 맡은 일에 조용히 최선을 다했다”며 “불필요한 대학 규제를 푸는 일부터 문화예술교육사 도입 등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게 일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복귀 무대에 국립극단 예술감독 손진책,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윤성주, 국립창극단 예술감독 김성녀, 김덕수 사물놀이패, 소리꾼 김영임 등 대표적인 국악계 인사들이 총출동한다. ‘박범훈의 음악세계’라는 부제가 붙은 19일은 무용음악 ‘춘무’, 얼후(중국 전통 현악기) 연주자인 그의 딸 박두리나씨와 협연하는 ‘춤을 위한 나나니’, 무속음악 ‘신맞이’ 등 그의 대표곡으로 꾸며진다. 20일엔 생활음악으로서 ‘찬불가’를 소개하는 등 불교 음악으로 채운다. 이번 무대를 위해 작곡한 가야금 협주곡 ‘경드름’과 ‘댄스스포츠를 위한 관현악’도 처음 선보인다. 특히 댄스스포츠를 위한 관현악은 평소 댄스스포츠에 쓸 수 있는 우리 음악이 없어 안타까움에서 출발했다. 왈츠ㆍ탱고ㆍ자이브를 국악의 세마치ㆍ동살푸리ㆍ자진모리 장단으로 변모시킨 것이다. 그는 이 작품을 위해 주말마다 전문 스포츠댄서를 찾아 춤을 배우기도 했다.
박 전 총장은 “무엇보다 국악이 생활 속에 파고들어가야 한다”며 “앞으로 작품 활동을 계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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