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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 위안화 장기채권 신용등급 첫 강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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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 위안화 장기채권 신용등급 첫 강등

입력
2013.04.10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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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과도한 채무 및 섀도뱅킹(그림자금융ㆍ당국 규제 밖의 금융) 문제를 들어 중국의 위안화 표시 장기채권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췄다. 중국 채권의 신용등급 강등은 1997년 이후 처음이다.

피치는 9일 위안화 표시 장기채권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낮췄다고 밝혔다. 경쟁사인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보다 한 단계 낮은 등급이다. A+는 피치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신용등급으로 채무상환 안정성은 높지만 돌발 상황에 취약할 수 있음을 뜻한다. 피치는 다만 신용등급은 ‘안정적’이라고 제시해 추가 강등 가능성을 배제했다. 국가신용등급으로 통하는 중국의 외화 표시 장기채권에 대해서는 풍부한 외환보유고를 근거로 A+등급을 유지했다.

피치는 중국 금융권의 급격한 대출 확대를 채권 등급 강등의 이유로 들었다. 중국 은행권 대출은 국내총생산(GDP)의 135.7%(2012년 말 현재)이며, 섀도뱅킹까지 포함하면 총 대출규모가 GDP 대비 198%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피치는 또 지방정부 부채가 GDP 대비 23.4%(2012년 말)로 증가해 총 정부부채가 GDP의 49.2%로 늘어난 점도 문제로 꼽았다.

이번 조치는 중국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국영은행들의 대출을 크게 늘려 경기를 부양한 데 따른 부작용을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막대한 은행돈이 기반시설 건설 등에 투입되면서 집값이 치솟고 지방정부 부채가 급증했다”며 “중국 정부가 은행대출 규제에 나섰지만 다양한 섀도뱅킹을 통해 지난해 대출액이 23%나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그러나 위안화 표시 채권이 주로 중국 본토와 홍콩에서 거래된다는 점, 중국 국가신용등급은 그대로 유지했다는 점을 들어 이번 조치가 세계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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