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언론에서 최근 북한 위협이나 도발 때문에 우리나라의 '국가부도위험' 올랐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국가위험도가 10년새 가장 낮다고 하고. 기준이 왜 이렇게 오락가락한가요?'(10일자 '북한 국가위험도 140개국 중 133위. 한국은 17위로 최근 10년간 가장 위험 낮아' 제하 기사에 대한 FREE HAND님의 댓글 의견입니다.)
8일자 기사에는 국가부도위험이 높았다고 했다가 불과 이틀 만에 국가위험도가 10년간 가장 낮다고 했으니 의아해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처럼 상반된 내용이 보도된 것은 국가부도위험과 국가위험도의 조사방법이 판이하기 때문입니다. 국가부도위험은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라는 파생상품의 수수료 변동으로 본 예상치입니다. 채권 발행국에서 부도가 났을 경우에 대비해 채권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보상해주는 파생상품이 CDS입니다. 사고를 자주 낸 차주에게 자동차 보험료가 비싸지듯이, 채권 발행국의 위기가 높아지면 CDS 프리미엄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북한이 연일 위협을 하고 있으니 투자자들은 한반도에서 전쟁 위기가 높아진다고 우려하는 것이고, 실제 발생하면 중국과 일본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이들 나라에 대한 CDS 프리미엄도 동반 상승한 것입니다. 여기에는 주식과 같이 투자심리가 상당히 작용합니다.
반면 미국 투자위험 분석기업 PRS그룹이 작성한 국가위험도 순위(ICRG)는 평가요소를 분석한 결과로 순위를 정합니다. 크게 정치적 요소(50%), 경제적 위험도(25%), 외채관리 위험(25%) 등 3개 카테고리를 바탕으로 총 20개 안팎의 항목을 평가합니다. 가중치를 두는 항목도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정권안정성입니다. 지난해 하반기 20위였던 한국의 국가위험도가 반기만에 3계단 오른 것은 새정부 출범으로 정치적 불안정성이 해소됐다는 평가를 받은 덕분으로 풀이됩니다. 실제 총선과 대선이 치러진 지난해 상반기 우리나라는 23위였는데, 그 때와 비교하면 올해 상반기 한국의 정치적 요소에 대한 평가는 2.5점이 상승한 77.5점을 기록했습니다. 다만 북한과의 갈등 국면이 장기화하면 정치적 요소는 물론 경제적 위험도와 외채관리 위험도도 높아지는 만큼, 하반기 발표 때는 순위가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해에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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