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요금제가 대리점과 판매점마다 제 각각이다. 똑같은 이동통신업체에서 동일한 스마트폰과 동일한 요금제를 선택해도 매달 내야 하는 돈은 천차만별이다. 대리점마다 지급하는 보조금이 다른 탓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가입자 자신도 잘 모르는 부가서비스 때문이다.
9일 서울 시내 이동통신 3사의 대리점 및 판매점을 돌아본 결과, 예외 없이 부가서비스 '끼워팔기'에 적극적이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 대리점과 판매점에서 가입자들에게 LTE 요금제에 포함하기를 권하는 부가 서비스는 평균 3개에 달했다.
이들이 부가서비스를 적극 권하는 이유는 대리점과 판매점에 지급되는 리베이트, 즉 보상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사들은 부가서비스를 판매한 대리점엔 리베이트를 지급하고, 그렇지 못하면 리베이트를 차감하는 식이다.
그 결과 대리점과 판매점들은 부가서비스 판매에 매달려야 하고, 그러다 보니 부가서비스 종류와 개수에 따라 같은 스마트폰과 요금제라도 가입자가 내는 돈은 매달 달라지게 된다.
예컨대 서울 시내 한 이동통신사 대리점은 월 기본료 6만2,000원 LTE 요금제 선택 시 휴대폰 할부금 등을 합쳐 월 8만원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근처의 같은 이동통신사의 대리점은 월 8만3,500원을 제시했다. 더 비싼 부가 서비스를 포함했기 때문에 월 이용료가 올라간 것이다.
대리점이나 판매점들이 권하는 부가 서비스는 음악, 게임, 모바일TV 등에 집중돼 있다. 월 5,000원 요금을 받는 비교적 비싼 서비스들이다. 특히 인터넷을 이용한 클라우드 게임이나 모바일TV 등은 데이터 소모량이 큰 편이어서 기본 제공되는 데이터를 금방 사용하게 만든다. 음악서비스는 멜론, 지니 등 이동통신사들이 겸하는 음원 서비스 매출을 끌어 올리는 효과가 있다. 휴대폰 분실이나 도난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보험서비스도 자주 권하는 부가서비스다. 하지만 제대로 설명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문제는 이런 부가서비스가 보조금과 연계되어 있다는 점이다. 부가서비스를 선택하지 않으면 보조금 액수가 줄어드는 식이다. 따라서 이용자들은 나중에 요금부담이 커지더라도, 당장 눈 앞에 보이는 보조금이 줄어드는 것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부가서비스를 선택하게 된다.
이 때 판매직원들이 통상 내미는 미끼가 '3개월'카드다. 즉, "3개월만 쓰고 그 이후에 해지하면 된다"는 것. 하지만 이 또한 이동통신사들의 교묘한 정책이다. 한 관계자는 "3개월을 쓰면 서비스에 익숙해져 계속 쓰는 경우가 많고 이용자가 해지 신청을 잊어버리는 수가 있기 때문에 3개월 조건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부가 서비스는 월 1,000원부터 수천 원까지 다양하지만 가입자당 3개 정도씩 쓰면 적지 않은 매출이 난다"고 설명했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부가서비스 끼워팔기는 현행 법상 불법은 아닌 만큼 정부가 규제할 대상은 아니다"면서 "대신 이용자들은 가입시 부가서비스 내역 등 월 이용료가 어떻게 구성되는 지 반드시 물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박진홍 인턴기자 (숭실대 법학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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