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사일 발사 준비를 마친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우리 군 당국은 9일 "북한이 이르면 당장 내일(10일)이라도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이 원산 깃대령 발사장 인근에 은닉 중인 사거리 3,000~4,000㎞의 무수단 중거리 미사일을 포함해 여러 종류의 미사일을 동시다발로 발사하며 무력 시위 강도를 높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미사일 발사 시점은 북한과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함께 언급한 10일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하루에 여러 가지 미사일을 쏠 수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징후도 포착되고 있어서 스커드와 노동, 무수단 등 세 가지 미사일의 발사 준비 정황을 집중 감시 중"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북한은 사거리 300㎞의 스커드-B 미사일과 사거리 500㎞의 스커드-C 미사일, 사거리 1,300㎞의 노동 미사일, 사거리 3,000㎞ 이상의 무수단 미사일 등 중ㆍ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배치해 놓은 상태이다. 우리 군은 북한의 미사일을 탐지하기 위해 동해상에 이지스 구축함(7,600톤급)인 서애류성룡함에 이어 세종대왕함을 추가로 배치했다.
이와 관련, 새뮤얼 라클리어 미군 태평양군(PACOM) 사령관은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방어할 수 있다"며 북한 미사일이 미국과 동맹국을 향하면 요격명령을 내리는 것을 권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무수단 미사일의 동해안 이동배치 사실도 확인했다.
일본 방위성은 이날 항공자위대의 지대공 유도미사일 패트리어트(PAC3)를 도쿄 이치가야의 방위성을 비롯해 아사카, 나라시노 등 수도권 자위대 주둔지 3곳에 배치해 미사일 요격 체제를 갖췄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남한에 있는 외국인들에게 전쟁 발발에 대비해 대피 대책을 세우라고 위협하면서 긴장을 고조시켰다.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 민간교류협력기구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전쟁이 터지는 경우 남조선에 있는 외국인들이 피해를 보는 것을 우리는 바라지 않는다"며 "서울을 비롯해 남조선에 있는 모든 외국기관들과 기업들, 관광객을 포함한 외국인들이 신변 안전을 위해 사전에 대피 및 소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교류협력의 상징인 아태평화위까지 대남 위협 공세에 동원한 것은 벼랑 끝 전술의 일환으로 보인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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