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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黨사람 보고 싶어 상사병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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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黨사람 보고 싶어 상사병 났다”

입력
2013.04.09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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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여당과의 소통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9일 저녁 6시쯤 황우여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최고위원단과 국회 상임위원장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2시간 동안 비공개 만찬 회동을 가졌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당에서 늘 여러분을 보다가 그간 못 만나니 보고 싶어서 상사병이 났다"고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스킨십을 시도했다. 황 대표는 "우리도 상사병이 났다"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앞으로 당의 의견을 많이 듣도록 노력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여러 차례 하면서 당정청의 소통과 협력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측 참석자들은 박 대통령에게 "국민과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최근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자질 논란 등 인사 난맥상에 대해 직접적으로 쓴소리를 한 참석자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에게 날카롭게 문제 제기를 한 당직자는 없었다는 뜻이다.

와인을 곁들여 진행된 이날 만찬 분위기는 대체로 화기애애했다. 지난달 30일 열린 당정청 워크숍에서 여당 의원들이 인사 검증 실패와 소통 부족 등을 거론하면서 청와대를 강하게 비판했을 때와는 분위기가 달랐다고 한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여당은 친정이고, 대통령은 청와대로 시집을 간 셈"이라며 "결혼한 자식을 걱정하는 것이 친정 부모의 마음이니 가끔 쓴 소리를 해도 이해하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대통령이 라디오 연설을 하는 등 국민과 직접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고, 다른 참석자는 "국정홍보처 같은 기구를 만들어 정권 홍보를 보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밖에 "기초단체장 정당 공천 폐지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충청권 인사들을 많이 중용해 달라""대통령이 우리 지역에 한 번 방문해 달라""행정부와 입법부의 역할을 분리하는 게 중요하다" 등 다양한 주문이 나왔다.

여권 관계자는 회동 배경에 대해 "청와대의 발목을 잡았던 새 정부 인사가 거의 마무리된 만큼 박 대통령이 국정운영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여당과 동반자 관계를 확인하고 협조를 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앞으로 여당 소속 인사들과 차례로 만날 것"이라며 "경우에 따라 야권 인사들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은 하루 전에 확정됐다. 청와대 이정현 정무수석과 김선동 정무비서관이 8일 저녁 참석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박 대통령이 만찬에 초청했다"고 전하면서 "비공개 회동이므로 보안을 유지해 달라"고 주문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9일 밤까지 회동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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