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춘천시가 캠프페이지 부지 내 미군부대 조종사 숙소를 시립 보육시설로 활용하기로 해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춘천시는 9일 조종사 숙소 리모델링 사업비 19억원이 포함된 추경예산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시는 "시립 근화어린이 집이 내년 3월 폐원됨에 따라 캠프페이지 내 조종사 숙소를 개조해 대체 보육시설로 활용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캠프페이지 내 미군 조종사 숙소는 2002년에 신축된 지상 3층 규모로 48개의 객실이 있다. 어린이 집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객실 사이에 있는 벽을 허무는 리모델링 공사가 필요하다.
지난해까지 춘천시는 이곳을 유스호스텔이나 게스트하우스 등 활용 방안을 검토하다 최근 어린이집으로 방향을 틀었다. 춘천지역의 국공립 어린이 집은 전체 279곳 가운데 7곳에 불과해 보육시설 확충이 절실하다는 이유에서다. 근화동 주민 김유하(37ㆍ여)씨는 "공립 보육시설은 가정의 부담을 줄여 줄 수 있는 좋은 방안이라고 본다"고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춘천시의 결정을 놓고 말들이 많다.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결정이 이뤄졌다는 지적이 시의회를 통해 제기된 뒤부터다. 캠프페이지 부지에 대한 전체적인 밑그림이 그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시가 일방적으로 기존 건물의 사용처를 확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시가 계획하는 어린이 집은 300명 정원으로 기존 근화어린이 집(90) 보다 규모가 3배 이상 커 사립 어린이집들이 반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춘천시 관계자는 "공교육 기반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어린이 집을 추진한 것"이라며 "어린이 집이 들어온다고 해서 큰 틀의 캠프페이지 개발 컨셉트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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