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마피아에 대항했던 판·검사나 과거 우리나라의 긴급조치 하에서 정권을 비판했던 변호사들처럼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법조인이 되세요.”
올해 새 학기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석좌교수로 임용된 안대희(58) 전 대법관이 9일 첫 특강에서 예비법조인들을 향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후 5시 이 대학 로스쿨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법학과 법학도의 미래’란 주제의 강의에서 그는 “압력이나 청탁에 굴하지 않는 법조인이 돼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자신이 겪을 불이익의 감수가 뒤따를 수밖에 없어 말은 쉬워도 참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안 교수는 한국사회에 만연한 정서적 요소를 비판하는 등 해결해야 할 숙제들을 꼬집었다. 먼저 그는 “흔히 ‘법대로 하자’는 말을 하는데, 이건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사회에서만 가능한 일”이라며 “아직도 선거 때 동네 사람 챙기는 낡은 문화가 팽배하면 투명한 사회는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법조인으로서 전관예우에 대한 쓴 소리도 이어갔다. 그는 “평생 법관제가 아닌 우리나라에서 변호사 개업을 하면 무조건 ‘전관예우’라는 식의 사회적 분위기에 나도 항변하고 싶을 때가 있다”며 “그러나 국민들이 전관예우가 있다고 여기니 ‘그런가 보다’ 싶다가도 주변에서 변호사를 추천해달라 하면 참으로 조심스럽다”는 고충을 털어놨다.
이날 한 시간 가량 진행된 안 교수의 강의는 로스쿨 재학생 40여명이 경청했다. 특강을 마친 안 교수는 “법조인 후배들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 기쁘게 생각한다”며 “젊은이들과 호흡하니 젊어진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안 교수는 2006년부터 대법관으로 일하다 지난해 7월 퇴직 후 새누리당 대선캠프에서 정치쇄신특별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손현성기자 h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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