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무기계약직 전환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2015년까지 상시∙지속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비정규직 전부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2011년 이후에 채용된 근로자들은 물론 당시 대상에서 제외해 반발을 불러일으켰던 57개 정부출연기관의 계약직 연구원도 포함시켰다.
무기계약직이 정규직이냐 아니냐는 논란이 있지만, 무엇보다 정부가 고용불안 해소에 앞장서겠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2011년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 발표로 지난해 2만2,000여 명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 목표의 96.3% 수준이라고 하지만 공공부문 전체 비정규직이 24만9,000여명임을 감안하면 미미하다. 여기에 간접고용 형태인 파견, 용역근로자 11만 명을 합치면 공공부문 비정규직은 35만 명이 넘는다.
기존 비정규직의 정규직전환 전환 못지않게 아예 채용에서 비정규직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꾸준한 정규직 전환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공공부문의 비정규직은 오히려 늘었다. 고용노동부는 배움터지킴이, 방문간호사 등 재정지원 인력과 공립대학 등이 조사대상에 추가됐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학교 등에선 신규채용으로 여전히 해고가 자유로운 비정규직을 선호하고 있다.
무기계약직 전환으로 비정규직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차별대우금지와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있지만 수당과 승진, 복리후생에서 정규직과의 차별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계약직을 '평생 비정규직'이나 '중규직'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무기계약직이 실질적인 정규직이 될 수 있도록 근속연수를 반영한 보수체계 등 처우개선이 뒤따라 한다.
우리 사회의 주요한 갈등 원인이 되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는 공공부문만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 민간기업의 결단과 동참이 필수다. 최근 상공회의소의 조사에 따르면 비정규직 고용 기업의 70%가 무기계약직을 포함해 정규직 전환을 시작했거나 조만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하지만 새 정부의 눈치를 살피기 위한 임시적 조치라는 지적이 많다. 정부의 과감한 선도에 민간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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