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내정 이후 낙하산ㆍ자질 시비가 끊이지 않았던 홍기택(사진) 산은금융지주 회장이 9일 논란 속에 취임식을 갖고 3년 임기를 공식 시작했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정책금융이 어떻게 재편되든 산은의 맏형 역할은 계속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홍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세계경제가 나빠지면서 그간 추진한 민영화 여건은 악화되고 정책금융의 필요성이 확대됐다"며 "정책금융 강화가 산은의 후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산은의 역량과 노하우를 100% 발휘할 수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홍 회장은 앞서 7일 간담회에서 "기업공개(IPO)건 장외매매건 매각은 하지 않겠다"면서 "연내 (정책금융기관 개편의) 큰 그림이 그려지면 (산은법 개정) 법안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민영화 백지화 방침을 사실상 공식화한 바 있다. 이날 홍 회장의 취임사는 향후 정책금융 재편 과정에 자신이 적극적으로 나서 산은 중심의 구도를 짜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는 또 "산은은 지식재산권(IP)에 기반한 IP 금융을 국내 최초로 도입한 테크노뱅킹의 선도자"라며 "산은이 중소ㆍ중견기업 지원에 앞장서야 한다"고 정부 국정철학의 실천을 강조했다.
그간 낙하산 논란을 의식한 듯 그는 "산은과 직접 인연은 없지만 현 정부 인수위원으로 산은을 포함한 정책금융 발전방향 논의에 참여했고 40년 학자 경력으로 산은의 역할과 발전과정도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권에서는 산은이 그간 민영화를 전제로 추진했던 다이렉트뱅킹 등 소매금융 사업 재편 등을 홍 회장이 어떻게 처리해 나갈지 주목하고 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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