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박성진)는 9일 방송인 김용만(45)씨를 사설 스포츠토토 등에 13억원대의 판돈을 걸고 상습도박을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인터넷 사설 스포츠토토와 속칭 '맞대기' 도박에 2008년 1월부터2011년 5월까지 모두 13억3,500만원을 걸고 상습적으로 불법 도박을 한 혐의다. 검찰은 맞대기 도박 운영자 윤모(38)씨를 도박개장 등 혐의로, 도박에 참가한 이모(34)씨 등 3명을 상습도박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맞대기 도박은 운동경기에 판돈을 거는 인터넷 사설 스포츠토토를 휴대폰으로 옮긴 것이다. 도박 운영자가 휴대폰으로 경기일정 문자를 보내면 회원들이 승리 예상 팀과 베팅금액을 문자로 보내는 방식이다. 경기결과를 맞힌 회원은 운영자가 떼는 수수료 10%를 제외한 돈을 계좌로 송금받고, 결과를 맞히지 못한 회원은 베팅금액을 운영자에게 내는 후불제다.
김씨는 검찰에서 "박지성 선수가 출전하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보다 지인의 휴대폰으로 전송된 맞대기 권유 문자를 보고 도박에 참가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3년여 동안 한번에 수십만원~수백만원씩 총 12억여원을 맞대기에, 1억여원을 사설 스포츠토토에 쏟아부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의 계좌추적 결과 김씨가 베팅한 금액과 배당받은 금액이 비슷해 잃은 돈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 외에 이씨 등은 거액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맞대기 방식의 불법 도박 개장자와 참가자들에 대한 수사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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