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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기는 금리… 치솟는 은퇴 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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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기는 금리… 치솟는 은퇴 자금

입력
2013.04.09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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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A(57)씨는 노후 설계를 위해 은퇴연구소의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에 희망은퇴연령을 60세로 입력하고 약 20년의 은퇴 후 생활비를 산출해 보니, 8억9,732만원이 필요하다고 나와 낙담할 수밖에 없었다.

이 중에는 월 200만원으로 책정한 생활비가 총 4억원이었고, 자녀 교육비용(5,200만원) 결혼비용(1억6,000만원) 부부 노후의료비용(2억8,000만원)이 포함됐다. 국민연금 등 이미 준비된 자금을 제외하고 지금부터 3년간 더 모아야 할 돈이 약 2억2,000만원이나 됐다. A씨는 "돈을 어떻게 모아야 할 지 막막하기도 하지만, 금리가 낮아져 부담이 더 크다"고 말했다.

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은퇴를 준비하는 50ㆍ60대가 느끼는 부담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저금리시대에는 금리가 조금만 떨어져도 목표한 은퇴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추가로 필요한 자금이 크게 늘어나게 돼 있다. 지금같이 연 3%이하의 초저금리 상황에서는 금리가 1%포인트만 내려가도 준비해야 할 은퇴자금이 50% 이상 증가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9일 미래에셋은퇴연구소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5%와 10%일 때는 금리가 1%포인트 하락할 시 각각 은퇴자금의 25%와 11.1%만 추가로 준비하면 되지만, 기준금리가 3%와 2%로 초저금리 상황일 때에는 똑같은 1%포인트가 하락해도 추가 준비금이 각각 50%와 100%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가 3%일 때 은퇴 후 연간 2,000만원의 이자수익으로 생활한다고 치면 약 7억원의 원금이 필요한데, 이 때 금리가 1%포인트가 내려가면 3억5,000만원을 추가로 준비해야 목표했던 연간 2,000만원의 이자수익을 낼 수 있다. 갑자기 필요한 은퇴자금이 50%나 급증하는 것이다. 반면 기준금리가 5%일 때에는 원금도 4억원만 있으면 되지만, 금리가 1%포인트 내릴 때 1억원(원금의 25%)만 더 마련하면 된다.

권기중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금리가 일정범위를 벗어나면 동일한 이자소득을 얻기 위해 필요한 원금의 규모에 큰 변화가 생긴다"며 "현재 우리나라의 금리는 이자소득으로 생활하는 은퇴자들의 부담이 급격히 증가하는 한계지점(티핑포인트)인 연 3%를 오르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티핑포인트는 어떤 사건이 처음에는 미미하게 변화하다가 어느 지점에서 급변하는 지점을 뜻하는데,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동일 이자소득을 내기 위해 필요한 금액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초저금리 진입 직전의 3~4%금리구간을 '금리 티핑포인트'라고 명명했다.

저금리 국면이 이어지면서 4% 이상의 예금 상품을 찾아보기 힘들어진 건 기본이고, 연금보험 저축보험 등 금리연동형 보험상품의 이율도 하락해 목돈 모으는 게 쉽지 않다. 2008년 8월 5.3%에 달하던 보험사 공시이율은 올 1월 기준 4%로 내려앉았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이율이 낮으면 거치기간으로 승부하는 게 한 가지 방법"이라며 "일찍 시작해야 더 많은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노후 준비를 서두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개인연금에 월44만원씩 10년 납입 기준으로 65세 때부터 연금을 받는다고 하면 30세 때 가입한 사람은 매월 69만8,000원을 수령하지만 50세 때 가입한 사람은 33만6,000만원에 불과하다.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중위험ㆍ중수익 상품인 인컴펀드, 해외채권형펀드 등에 가입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투자자산의 70%를 고수익 채권형 펀드에 투자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추구하는 우리투자증권의 100세시대 플러스인컴 랩(한 달 간 수익률 연환산 7.84%)은 지난 달 출시 돼 한 달 만에 판매잔고 5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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