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월드컵, 야구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미프로풋볼(NFL)의 슈퍼볼 그리고 종합대회로 올림픽이 있다면 골프에는 '꿈의 무대'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있다.
1934년 첫 대회를 시작으로 올해로 77회(1943~45년 2차 세계대전으로 취소)를 맞는 '명인들의 열전'인 마스터스가 11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파72ㆍ7,435야드)에서 개막해 나흘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올해 마스터스는 '골프 황제'의 자리를 지키려는 타이거 우즈(38ㆍ미국)와 세계 랭킹 1위에 다시 오르려는 로리 매킬로이(24ㆍ북아일랜드)의 대결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둘은 골프 명인들이 총출동하는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에서 숙명의 대결을 벌인다. 지난 해 총상금은 800만 달러, 우승상금은 144만 달러였다. 올해 상금은 관례에 따라 개막 하루 전에 발표된다.
우즈와 매킬로이, 내가 '골프 황제'
2009년 겨울 터진 성 추문 이후 끝없이 추락했던 우즈는 지난해 PGA 투어에서 3승을 거둔데 이어 올해는 시즌 초반임에도 벌써 3승을 올리며 전성기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특히 우즈는 절정의 퍼팅감을 자랑하고 있어, 그린이 빠르기로 유명한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위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우즈는 마스터스에서 역대 2위인 4차례나 우승했다. 이 대회 최다 우승자는 6차례 우승한 잭 나클라우스(미국)다. 2005년 그린 재킷을 마지막으로 입어본 우즈는 역대 5번째 마스터스 우승이자 2008년 US오픈 우승 이후 15번째 메이저 대회 정상을 노린다.
이에 맞서는 매킬로이는 이번 대회를 통해 명예 회복에 나선다. 생애 첫 마스터스 우승을 차지하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그는 올 시즌 출발이 최악이었다. 2011년 US오픈, 2012년 PGA챔피언십까지 2개의 메이저대회를 제패하며 승승장구 했지만 올해는 심각한 부진에 빠졌다. 매킬로이는 유럽프로골프투어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에서 예선 탈락, WGC 액센츄어 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도 초반에 떨어졌다. 세계 랭킹 1위 자리도 올해 완벽하게 부활한 우즈에게 내줬다.
하지만 매킬로이는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지난달 열린 WGC 캐딜락 챔피언십에서 공동 8위에 오른 매킬로이는 마스터스 개막을 1주일 앞두고 열린 발레로 텍사스 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샷 감각을 끌어올렸다.
태극군단, 양보다 질
지난해 마스터스에는 재미동포를 포함한 한국계 선수 5명이 출전했지만 올해는 4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탱크' 최경주(43ㆍSK텔레콤)는 발레로 텍사스 오픈에서 단독 6위에 오르며 마스터스를 앞두고 예열을 마쳤다. 최경주는 이 대회 코스와 궁합이 잘 맞는 편이다. 2004년 자신의 최고 성적인 3위를 뛰어넘겠다는 각오다.
2009년 우즈를 꺾고 PGA 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양용은(41·KB금융그룹)도 메이저 챔피언의 자존심을 걸고 출전한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공동 12위에 오른 재미동포 케빈 나(30ㆍ타이틀리스트)와 작년 PGA 신인왕 출신 재미동포 존 허(23)도 돌풍을 꿈꾸고 있다.
이변은 계속된다
마스터스에서는 언제나 예상하지 못했던 이변이 일어났다. 왼쪽으로 휘어지는 홀이 많은 오거스타 골프장에서 드로우 샷을 잘 구사하는 더스틴 존슨(미국), 타이틀 방어에 나서는 부바 왓슨, 벨리 퍼터를 사용하는 선수로 첫 마스터스 우승에 도전하는 키건 브래들리(이상 미국), 메이저 우승과 인연이 없는 리 웨스트우드와 루크 도널드(이상 잉글랜드), 애덤 스콧(호주), 발레로 텍사스 오픈 우승으로 마스터스행 막차를 탄 마틴 레어드(스코틀랜드) 등이 우승을 노리며 이변의 주인공을 꿈꾸고 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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