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하면 떠오르는 정치적 동반자가 바로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다. BBC 방송은 두 지도자가 만나자마자 마음이 통하는 '정치적 일치'를 느꼈고 이를 바탕으로 영국과 미국이 '특별한 관계'를 이루었다고 평가한 적이 있다.
두 사람은 대처가 보수당 대표, 레이건이 캘리포니아 주지사로 있던 1975년 처음 만났다. 대처는 레이건에 대해 "이 시대의 가장 위대한 영웅"이라고 찬사를 보냈고 레이건은 측근에게 "너무나 멋있다"며 대처에게 무한 신뢰를 보였다.
공산주의에 대한 증오심도 비슷했던 두 사람은 소련이 중심이 된 공산권에 맞서 군비를 증강했는데 군비 증강이 결국 소련과 공산권을 무너뜨리는 역할을 했다.
'대처리즘'과 '레이거노믹스'로 불리는 두 지도자의 경제정책도 세금 감면, 작은 정부, 사회복지 축소, 구조개혁 등 공통점이 많았다.
이런 특별한 관계 때문에 1982년 포클랜드 전쟁 당시 미국은 영국을 전폭적으로 지지했고 레이건은 비판적인 국내 여론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 경제 제재를 강행했다. 미국이 1983년 공산주의 정권을 축출하기 위해 영연방 그레나다를 침공하면서 양국 관계가 한때 소원해졌지만 두 지도자는 곧 유대를 회복했다. 대처는 2년 뒤 미국 폭격기가 리비아를 공격할 때 키프로스에 있는 영국 기지를 사용하도록 했다.
두 사람은 영국의 처칠 총리와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 이래 가장 자주 만나고 대화하면서 '냉전 종식'이라는 역사적 변화를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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