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홍석이 △로 젖혔을 때 이지현이 1, 2를 교환한 건 당연하지만 다음에 바로 3으로 백 두 점을 제압한 게 너무 성급했다. 이 수를 두기 전에 최소한 흑4, 백A의 교환이라도 미리 해 뒀어야 했다.
반대로 백이 먼저 4로 꼬부린 게 너무 기분 좋다. 이제는 백 대마가 흑의 공격권에서 거의 벗어났기 때문에 더 이상 좌하귀 흑 대마를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 이지현이 서둘러 5로 살아둔 건 당연하다.
문제는 귀중한 선수가 백에게 돌아 왔다는 것. 백6 단수가 무척 통렬하다. 이 한 방으로 좌상 방면 흑돌 전체가 단박에 그로기 상태가 됐다. 이지현이 일단 7로 달아났지만 백홍석이 8부터 12까지 슬슬 상대를 공격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득을 취한 다음 16, 18로 우변 백돌까지 살려서 이제는 확실히 백이 한 발 앞섰다.
이대로 무난히 마무리해서는 흑이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 같다. 이지현이 1로 위아래 흑돌을 연결해서 최후의 반격을 시도했다. 어차피 진 바둑, 중앙 백 대마도 아직 미생이므로 대마싸움에 승부를 걸겠다는 뜻이다. 물론 흑의 의도대로 잘 될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상대가 이렇게 이판사판으로 나오면 백도 은근히 겁난다. 과연 이 싸움의 결말이 어찌될까.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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