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경기 10실점, 경기당 평균 2실점.
FC서울 수비진의 현주소다. 2012년 팀 최소 실점으로 K리그 우승 컵을 거머쥐었던 서울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올해 서울은 K리그 클래식 14개 팀 중 10골을 헌납하며 최다 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무엇보다 골키퍼 김용대를 비롯해 포백 수비 라인이 하나도 바뀌지 않았음에도 180도 다른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어 답답하다. 김용대가 기량 저하를 드러내는데다 아디-김주영-김진규-고요한 포백 수비는 엉성한 수비 조직력으로 우왕좌왕하는 모양새다.
오는 14일 수원과의 올 시즌 첫 '슈퍼 매치'가 열린다. 차두리의 서울 데뷔전이 될 가능성이 높아 더욱 흥미를 끌고 있다. 1무7패로 '수원 징크스'에 허덕이고 있는 서울은 차두리 효과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수비보다 공격력에 대한 주목도가 높은 차두리가 서울의 수비 조직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지난달 말 합류한 차두리는 팀 훈련을 한 지 이제 2주가 지났다. 기존 동료와 호흡을 맞추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차두리는 빼어난 피지컬을 앞세워 몸 싸움에 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활동량이 풍부하기 때문에 상대의 측면 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개인의 기량만으로 무너진 서울의 수비 조직을 바로 잡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김진규와 김주영의 중앙 콤비는 뒷공간을 내주는 경우가 많고, 2선 침투에도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측면 수비수도 오버래핑 후 수비 가담 속도가 느리고, 후반에는 체력적인 저하까지 드러내고 있다.
한 축구 관계자는 "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다 보니 서울의 포백 수비 라인 전체가 지난해보다 느려지고 굼뜬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게 사실"라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현재 서울의 수비진은 유기적인 협력 플레이가 실종돼 겉돌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만약 차두리마저 융화되지 못한다면 더욱 더 흔들릴 수 있다. 서울로선 개인 플레이에 의존하기보다 조직력을 가다듬어야 하는 필요성이 있다. 따라서 차두리가 합류한다고 해서 섣부르게 수비 조직력이 향상될 거라는 기대감은 버리는 게 좋다.
서울의 수비진 붕괴는 AFC 챔피언스리그와 K리그 클래식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면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서울은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지 않아 리그에만 '올인'할 수 있었다. 몸 컨디션과 밸런스를 리그 일정에 맞추면 됐지만 올해는 2개 대회 모두 신경 써야 하는 입장. 게다가 수비진의 경우, 변화가 거의 없어 체력적인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중앙 수비 자원이 충분치 않다 보니 '힘의 효율적인 배분'도 힘든 상황이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서울은 4월 내내 주중ㆍ주말 경기를 치러야 한다. 차두리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최용수 서울 감독이 어떤 솔로몬의 지혜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