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9·연세대)가 올 시즌 처음으로 출전한 월드컵에서 동메달을 수확했다. 첫 월드컵부터 값진 동메달을 수확한 기쁨도 있었지만 보완해야 할 과제 역시 떠안았다.
손연재는 8일 새벽(한국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 대회 개인 종목별 결선 볼 종목에서 17.400점을 획득, 마르가리타 마문(17.700점·러시아), 간나 리잣디노바(17.450점·우크라이나)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손연재가 월드컵 볼 종목에서 메달을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손연재는 지난달 열린 모스크바 그랑프리에서 실수가 많았던 볼 종목을 상당 부분 수정했다. 템포가 다소 빨랐던 재즈곡 '조지아 온 마이 마인드'에서 좀더 느리고 부드러운 '마이 웨이'로 배경 음악을 바꿨고, 프로그램도 크게 손봤다. 그리고 불과 한 달 만에 선보인 실전에서 메달을 목에 걸어 의미를 더했다.
손연재는 앞서 열린 후프 결선에서 17.400점을 받아 3위 리잣디노바(17.600점)에게 0.200점 뒤진 4위에 머물렀다. 이어 열린 리본 결선에서는 16.250점으로 7위에 자리했다.
손연재는 전날 개인 종합에서 최종 합계 66.200점(후프 16.900점·볼 17.200점·리본 17.100점·곤봉 15.000점)으로 33명 중 9위에 올랐다.
무엇보다 곤봉 종목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곤봉은 손연재가 가장 어려워하는 종목이지만 모스크바 그랑프리 결선에서 동메달을 따며 자신감을 키웠다. "곤봉에서 성과가 나와 기쁘다"고 만족했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수 차례 수구를 떨어뜨리는 실수를 저질러 26위에 그쳤다.
때문에 손연재는 대회 후 다시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로보고르스크 훈련 센터로 돌아가 안무가 루시 드미트로바(불가리아)와 함께 곤봉 프로그램을 수정할 계획이다. 난도를 다소 낮추고 손연재의 강점인 표현력과 예술성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손연재는 이달 말 이탈리아 페사로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출전할 예정이다.
한편 예브게니아 카나예바(러시아)의 후계자로 주목을 받고 있는 마문은 이번 대회 개인 종합 우승뿐 아니라 결선에서 전 종목 금메달을 쓸어 담았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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