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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의 여인 박인비 "이제 내가 에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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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의 여인 박인비 "이제 내가 에이스다"

입력
2013.04.08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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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은 1972년에 시작됐다. 이 대회 챔피언은 '호수의 여인'으로 불린다. 우승자가 18번홀(파5) 옆에 있는 호수로 뛰어드는 세리머니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41년 동안 '호수의 여인'이 된 한국 선수는 2명에 불과했다. 2004년 박지은(은퇴)이 처음으로 나비스코 챔피언십의 정상에 올랐고, 지난해 유선영(27)이 두 번째 주인공이 됐다.

세계여자골프를 평정한 '태극낭자'들에게 좀처럼 문을 열지 않았던 나비스코 챔피언십이 2년 연속 한국선수에게 호수에 뛰어들 기회를 줬다.

박인비(25)가 2013시즌 '호수의 여인'이 됐다.

박인비는 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 골프 클럽(파72ㆍ6,738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3개로 3언더파 69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15언더파 273타를 친 박인비는 유소연(23ㆍ하나금융그룹)을 4타 차로 따돌리고 2008년 US여자오픈에 이어 통산 두 번째 메이저대회 정상에 올랐다. LPGA 통산 5승째다.

약혼자이자 스윙 코치인 남기협(32)씨 및 백종석 코치 등과 함께 18번홀 옆에 있는 호수에 뛰어든 박인비는 "늘 우승하고 싶었던 이 대회에서 정상에 올라 행복하다. 오늘 부모님의 결혼 25주년 선물을 톡톡히 한 것 같아 더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물이 차갑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지만 그래도 호수에 빨리 들어가고 싶었다"면서 "부모님이 현장에 오시지 못했는데 약혼자가 플라스틱병에 호수의 물을 담아 부모님께 전해 드리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박인비는 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 중 발군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지난해 2승을 거두며 상금왕과 최저타수상을 차지했고, 올 시즌에는 혼다 LPGA 타일랜드에 이어 벌써 2승을 수확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박인비는 세계 랭킹 4위에서 2위로 뛰어오를 것으로 보인다. 박인비와 신지애(25ㆍ미래에셋)는 올해 열린 LPGA 6개 대회에서 3승을 합작했다.

3라운드까지 리젯 살라스(미국)에 3타 차 단독 선두를 달린 박인비는 1번홀(파4), 2번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박인비는 "작년에 놓친 올해의 선수상에 도전하는 것이 목표다. US여자오픈에서도 꼭 다시 우승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인비는 한 주 휴식을 취한 뒤 오는 17일부터 하와이에서 열리는 LPGA 롯데 챔피언십에 출전해 시즌 3승에 도전한다.

유소연은 무려 7타를 줄이면서 박인비에 4타 뒤진 2위(11언더파 277타)를 차지했다. 강혜지(23ㆍ한화)는 공동 5위(6언더파 282타), 신지애와 박희영(26ㆍ하나금융)은 공동 7위(5언더파 283타)로 선전했다.'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노렸던 '맏언니' 박세리(36ㆍKDB금융그룹)는 공동 19위(3언더파 285타), 최나연(26ㆍSK텔레콤)은 공동 32위(1언더파 287타)에 올랐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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