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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질주’ 뒤엔 든든한 연기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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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질주’ 뒤엔 든든한 연기금이…

입력
2013.04.07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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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이 올해 들어 거침없이 질주 하고 있다. 코스피가 지수 2,000선에 맴돌며 등락을 반복하는 것과는 달리 코스닥은 지난달 3년10개월 만에 지수 550선을 회복하며 2분기 내 600선까지 넘보고 있다. 이런 코스닥의 상승 뒤엔 연기금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4,144억원을 순매수하며 든든한 코스닥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 그 동안 시장이 과열될 분위기가 보이면 빠지고 급락 시 매입하던 안정위주의 투자 패턴과는 다른 모습이다. 중소기업을 육성하겠다는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와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해석돼 코스닥의 성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기금은 대북 리스크와 일본의 대규모 양적완화로 엔저 우려로 증시가 약세를 보인 지난 5일에도 코스닥 시장에서 181억원을 순매수했다. 8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펼친 것이다. 이 같은 연기금의 대규모 매수로 이날 코스닥 지수는 장중 542까지 하락했으나 장후반 낙 폭을 줄이며 547.51로 마감했다. 연기금은 앞서 4일에는 2011년 8월 이후 최대치인 401억원을 순매수하기도 했다.

연기금의 '코스닥 사랑'은 올해 들어 본격화했다. 1월 코스닥시장에서 392억원어치를 순매수한데 이어 ▦2월 1,138억원 ▦3월 1,995억원 등 5일 현재 총 4,144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런 연기금 순매수에 힘입어 연초 496.32에 머물던 코스닥 지수도 3일 557.96을 기록하며 2009년 5월 21일(559.15)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런 연기금 투자는 과거 '지수 상승→매도, 지수 하락→매수'를 반복하며 증시 버팀목 역할을 했던 소극적 투자패턴과 다른 양상이라 시장에선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실제 연기금은 2011년 8월 미국의 부채한도 증액으로 신용등급 강등 사태가 벌어지면서 코스닥 지수가 420선 아래로 떨어질 때도 최고 248억원을 순매수하며 더 이상의 하락을 막았고, 지난해 5월전에는 코스닥 지수가 520선까지 오르며 급상승하는 모습을 보이자 150억원 순매도하며 수급 조정에 나서기도 했다. 손위창 현대증권 연구원은 "과거 연기금은 코스닥 상승 중후반에는 매수세를 멈추는 패턴을 보였는데 올해는 지수가 550을 넘어도 계속해서 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며 "연기금이 코스닥에 대해 새로운 접근을 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분석했고, 송민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도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한 방법으로 연기금을 활용하겠다던 정부의 신호탄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기금 운용 당국에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항시 수익 위주로 투자전략을 짜고 있다. 최근 코스닥이 세계 증시 흐름과 함께 상승하는 국면이라 순매수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고, 사학연금 주식운용팀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위탁 운용사가 운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 정부가 중소기업 중심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지만, 아직 수혜를 논하기 어려운 단계라 코스닥의 추가 상승을 예단할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 동안 막연한 기대감과 코스피 시장의 대안적 성격으로 주가가 상승한 측면이 있다"며 "향후 실적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다면 조정을 받을 수 있는 만큼 개인 투자자들은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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