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소행성을 포획해 우주기지로 활용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NASA는 소행성을 포획해 국제우주정거장(ISS)이 있는 달 근처에 세워 놓는 계획을 2019년 실행할 예정이라고 AP통신이 6일 보도했다. 로봇 우주선이 조임끈이 달린 거대한 주머니 모양 그물망에 소행성을 가두고 태양광 추진 모듈을 연결해 회전 속도를 늦춘 후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는 방식이다. AP통신이 입수한 미국 정부 문서에 따르면 포획된 소행성은 화성 탐사의 거점으로 활용돼 우주 탐사 진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포획 대상은 지름 7.6m, 무게 450톤의 비교적 작은 소행성이다. NASA 산하 지구근접물체프로그램연구소의 도널드 예만스 소장은 "이 정도 크기의 소행성은 수천 개"라며 "적절한 시기에 잡을 수 있는 소행성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만한 소행성은 지구로 떨어지더라도 대기권에서 다 타버리기 때문에 포획 계획은 완전히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계획이 성공하면 NASA의 유인 화성 탐사 계획 '오리온-SLS 프로젝트' 일정도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NASA는 유럽우주국(ESA)과 함께 개발 중인 유인 우주선 오리온을 2020년대 중반 지구와 가까운 소행성에 보내 탐사 훈련을 한 후 2030년대 중반에는 화성과 화성 위성 탐사에 투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소행성을 포획할 경우 이르면 2021년에 오리온을 이 소행성으로 발사할 수 있기 때문에 남은 일정도 단축된다. 빌 넬슨 미국 상원 과학·우주 소위원장은 "약 4년 앞당겨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NASA는 "포획 기술은 향후 지구와 충돌 위험이 있는 소행성을 제거하는 데도 쓰일 수 있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14회계연도 예산 중 1억달러(약 1,100억원)를 소행성 포획 계획에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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