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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화산 폭발 언제?… 한·중 공동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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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화산 폭발 언제?… 한·중 공동 연구

입력
2013.04.0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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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은 과연 폭발할까. 만약 한다면 언제, 어떤 규모일까. 여전히 뚜렷한 답은 없다. 하지만 이웃 중국과 일본은 답을 찾으려고 오래 전부터 움직여왔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점점 데이터를 쌓아가고 있다. 그러나 정작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연구에 별 진척이 없었다.

다행히 올해부턴 조금씩 달라질 듯하다. 올 여름 국내 관련 연구기관과 대학의 과학자들이 중국과학원과 함께 공동답사단을 구성해 백두산 현지에 다녀올 계획이다. 구체적인 일정이나 연구 내용은 중국과 협의 중이다.

백두산 주변 잦은 지진

미국지질조사소가 분석한 동북아시아 지진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 북한의 국경이 만나는 백두산 부근의 지하 500~600km에서 1975년부터 1995년까지 약 20년간 크고 작은 지진파가 유독 빈번하게 관측됐다. 일반적으로 땅 속 온도가 높으면 지진파의 진행이 느려진다. 지진파의 속도로 백두산 부근 지하 온도를 추정한 결과 지하 500~600km보다 그 윗부분이 상대적으로 온도가 높게 나타났다. 백두산 아래에 마그마가 있다는 증거다.

2002년 6월부터 2005년 12월까지 약 3년 동안에도 한 달에 최대 250회 가까이 백두산 부근에서 지진이 활발히 관측됐다. 이들 자료를 근거로 미국, 중국, 일본 등의 화산학자들은 태평양을 떠받치고 있는 거대한 태평양판의 움직임에 따라 백두산 아래 지각이 흔들리면서 마그마가 움직였던 게 지진으로 나타났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마그마가 이리저리 흔들리다 지표가 취약한 부분에 일시적으로 몰리면 폭발할 수 있다는 얘기도 된다.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백두산 근처에서 일어난 지진 중 규모 7 이상의 대형지진은 1973, 1994, 1999, 2002년의 4번이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이윤수 책임연구원은 "이들 지진으로 발산된 에너지를 합하면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2,000배에 가깝다고 추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백두산 주변의 잦은 지진 때문에 국제학계에선 백두산의 폭발 가능성에 점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거대폭발 가능성 있어

만약 백두산이 폭발한다면 문제는 규모다. 화산학자들은 백두산이 한번 폭발하면 규모가 상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한다. 마그마의 독특한 특성 때문이다. 원래 마그마에는 주변 암석 등에서 만들어진 가스가 포함돼 있다. 제한된 공간 안에 가스가 많아지면 부피가 늘면서 압력이 커지게 마련이다. 이 과정이 갑작스럽게 일어날 경우 압력을 견디다 못한 마그마는 밖으로 분출될 수밖에 없다. 이게 바로 화산폭발이다.

그런데 가스가 많아도 마그마의 점성이 크면 밖으로 잘 빠져나가지 못한다.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조문섭 교수는 "제주도를 비롯한 다른 화산지역의 마그마에 비해 백두산 지하에 있는 마그마는 점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유달리 끈적끈적한 마그마 때문에 가스는 분출되지 못한 채 계속 쌓이고, 압력이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한계치에 다다르고 나서야 폭발할 거란 추정이 가능하다.

화산 폭발의 규모는 용암과 화산재 등 분출물의 총량으로 따진다. 화산분출물이 1,000㎦ 이상 퍼지면 슈퍼폭발, 100㎦ 이상 퍼지면 거대폭발로 친다. 비교적 최근 폭발한 미국 세인트헬레나화산이나 필리핀 피나투보화산은 분출물이 대개 1~4㎦까지 퍼진 것으로 알려졌다. 수십만 명에게 피해를 입혔는데도 거대폭발 규모에는 못 미쳤다는 얘기다.

일본 화산학계 자료에 따르면 과거 백두산이 폭발했다는 기록은 여러 차례다. 그 중 약 4,000년 전과 969년 전후에는 거대폭발에 가까운 규모였을 가능성이 일본 학자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만에 하나 백두산이 그와 비슷한 규모로 폭발한다면 동북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거란 우려도 나온다.

북한도 최근 본격 연구 시작

현재 자료만으론 백두산의 정확한 폭발 시기나 규모를 추측하기 어렵다는 게 대다수 학자들의 견해다. 좀더 명확한 폭발 기록을 확인하고, 분출 당시 쌓였던 화산재의 흔적을 찾고, 실제 백두산 지표의 암석과 지하의 마그마 움직임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 최근엔 백두산 폭발의 흔적으로 추정되는 화산재가 극지방의 빙하에 존재한다는 보고들도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백두산을 가장 활발히 연구해온 나라는 중국과 일본이다. 최근에는 북한도 가세한 것으로 보인다. 조 교수는 "백두산 지하에 수백m 깊이로 시추공을 약 200개 뚫었다고 학계에 알려졌다"고 전했다. 각종 탐지장비를 넣어 마그마의 움직임을 알아내려는 의도로 보인다. 4일 대한지질학회와 한국암석학회가 주관한 '백두산 화산활동의 지질학적 이해' 포럼에서 국내 과학자들은 그러나 "여전히 우리나라는 접근조차 쉽지 않고, 연구비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올 여름 백두산 현지 방문이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이 연구원은 "우리 과학자들이 중국을 통해 공식적으로 화산 연구차 백두산을 방문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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