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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평양 주재 외국대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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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평양 주재 외국대사관

입력
2013.04.07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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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처음 외교관계를 수립한 나라는 구소련이다. 1948년 9월 9일 정권 수립 후 한 달 후인 10월 12일 북한은 자신들의 정권 산파인 소련과 국교를 맺었다. 중국과는 다음해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5일 만에 수교했다. 북한은 1953년 휴전협정 체결 즈음까지는 중ㆍ소 및 동구 공산권 국가 중심의 진영외교에 치중했다. 그 이후 비동맹회의 가입 등 중립국 및 대 서방 외교 강화로 1970년대에는 한 때 남북 외교경쟁에서 우위에 서기도 했다.

■ 각종 도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강화로 외교적 고립이 심화된 현재도 북한은 남한의 189개국보단 못하지만 161개국과 수교관계를 맺고 있다. 그 가운데 평양에 상주 대사관을 설치하고 있는 나라는 24개국. 세계식량계획(WFP),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등 국제기구 사무소 등을 포함하면 북한 내 외국 상주공관은 33개에 이른다. 수교국 가운데 72개국은 베이징 주재 대사관이, 14개국은 서울주재 대사관이 주북 대사관 업무를 겸한다.

■ 평양주재 외국 공관원들의 근무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우선 여행이나 활동에 제약이 많다. 물자 부족은 유엔안보리 결의에 따른 사치품 반입금지 등으로 더 심해졌고, 품질 나쁜 전기와 불시의 정전으로 업무지장도 많이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평양 주재 외국대사관은 세계에서 가장 폐쇄된 나라의 소식을 제한적이나마 외부세계에 알리는 통로 역할을 한다. 공관에 고용된 주민들을 통해 외부세계의 소식이나 정보가 북한사회에 흘러 들어가기도 한다.

■ 북한이 5일 평양 주재 외국 대사관과 국제기구 관계자들을 불러 철수 권고를 했다. 북한은 6ㆍ25 전쟁 중인 1950년 10월 초 국군과 유엔군이 북진하자 평양주재 외국대사관 대피 통보를 했다. 설마 현재 상황을 그 정도로 급박하게 본다는 뜻일까. 자국 공관원 철수 권고를 받은 러시아와 영국의 외교부는"떠날 의향이 있는지"를 물은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위기감을 고조시키기 위한 또 하나의 심리 공세일 가능성이 크다. 도대체 어디까지 가려는 것일까.

이계성 수석논설위원 wk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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