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7일 "평화는 공기나 태양과 같아 평상시엔 그 가치를 잘 모르지만 잃고 나면 한 순간도 살기 힘들다"며 아시아 지역의 분쟁 해결을 위한 공동 노력을 촉구했다. 일각에선 북한과 미국을 염두에 둔 발언이란 해석이 나온다.
시 주석은 이날 중국 하이난(海南)성 싼야(三亞)시에서 열린 '보아오(博鰲) 아시아 포럼' 개막 연설에서 "평화가 없다면 발전을 논할 수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국가는 그 대소(大小)를 막론하고 강하고 약하고 부유하고 빈곤하고 등을 떠나 모두 평화의 수호자가 돼야 한다"며 "우리 지구촌은 힘을 겨루는 경기장이 아니며 개인이나 국가가 지역과 세계를 어지럽혀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아시아에서 전통적인 안전 위협인 정치·군사적 충돌과, 비전통적인 안전 위협인 경제·사회적 갈등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다 함께 노력할 것을 주문했다. 이는 미국의 아시아 영향력 확대에 따른 미중 갈등, 북한의 제3차 핵 실험과 강경 대응으로 인한 한반도 위기, 댜오위다오(釣魚島ㆍ일본명 센카쿠)를 비롯한 각국의 영토 분쟁 등을 가리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중국은 국가의 주권과 안보를 지키는데 있어 이견과 마찰을 빚는 나라들과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함으로써 지역 안정을 도모해 나갈 것"이라면서 "꽃 한 송이가 핀다고 봄이 오는 것이 아니며 많은 꽃이 한꺼번에 피어야 봄이 무르익기 때문에 각국이 공동 발전을 추진하면서 이익의 공통 부분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모두를 위한 발전을 추구하는 아시아'를 주제로 6일 개막한 이번 포럼에는 시 주석 외에 카자흐스탄, 미얀마, 페루, 잠비아, 핀란드, 멕시코 등의 대통령 7명과 총리 3명, 국회의장 2명을 비롯해 43개국에서 2,500여명이 참석해 8일까지 계속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헤지펀드 거물 조지 소로스 등 경제계의 저명 인사들도 함께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사진(15명) 중 한 명으로 선임됐다.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은 러시아 및 아프리카 순방에 이어 보아오 포럼에도 시 주석과 함께 등장, 이미지를 한껏 높였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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