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의 공격으로 20대 여성 미국 외교관 등 미국인 6명이 숨졌다.
6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아프간 남부 자불주 칼라트에서 탈레반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차량을 공격해 미 국무부 소속 외교관 1명, 국방부 소속 직원 1명, NATO 소속 미국인 병사 3명이 숨졌다. 이들은 칼라트의 학교에 책을 기부하기 위해 이동하다 폭탄이 터져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로 아프간 민간인도 여러 명 사망했다. 이날 아프간 동부 쿠나르주에서도 미국 정부 직원 1명이 탈레반 공격을 받아 사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숨진 외교관이 아프간 수도 카불 주재 미 대사관 홍보담당자인 25세 여성 앤 스메딩호프이며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지난달 아프간을 방문했을 때 그를 가까이서 수행했다고 보도했다. 케리 장관은 중동·유럽·아시아 순방 중 성명을 내고 조의를 표했다.
폭발 차량 옆에 아시라프 나세리 자불 주지사가 탄 차량도 지나가던 중이어서 탈레반이 두 차량 모두 공격 대상으로 삼았던 것으로 보인다. 카리 유세프 아흐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NATO군과 나세리 주지사의 목숨을 함께 노렸다"고 말했다. 이로써 올해 아프간에서 탈레반 공격을 받아 숨진 외국 병사는 미국인 22명을 포함, 총 30명으로 늘었다. 외국인 민간인 사망자도 6명에 이른다.
이번 공격은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이 아프간을 방문한 와중에 발생해 아프간 치안 불안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뎀프시 합참의장은 내년 말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를 앞두고 잔류 병력 규모 등을 논의하기 위해 아프간을 예고 없이 방문했다.
AP통신은 "외국군 철수 시기가 다가오면서 아프간에 불안정성이 확산되고 있다"며 "아프간 정부와 외국인을 상대로 한 탈레반 공격이 강화되는 중"이라고 전했다. 3일에는 탈레반이 아프간 서부 파라주 법원 청사를 공격해 53명이 숨졌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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