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의 개성공단 통행제한 닷새째인 어제 가동을 중단한 업체가 13개로 늘었다. 교대 인력과 원부자재ㆍ식자재 반입 전면중단에 따라 가동을 계속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업체가 급속히 늘고 있는 것이다. 5만3,000명에 이르는 북측 근로자 출퇴근에 이용되는 250여대 버스도 유류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어 곧 멈춰 설 수밖에 없다고 한다. 상황변화가 없으면 이번 주 중으로 123개 입주기업 전체의 가동중단이 불가피하다.
입주기업들은 애가 타고 있다. 생산중단으로 납품 기한을 못 지키면 거래선이 끊기기 때문이다. 또 조업이 한 번 중단되면 금강산관광 중단사태에 비춰 쉽게 재개되리라는 보장이 없다. 어렵게 일궈온 기업들의 생존이 걸린 문제다. 북측이 입는 피해도 막대하다. 1달러가 아쉬운 판에 막대한 외화수입을 포기해야 하고, 북측 근로자와 그 가족 20만~30만 명의 생계가 당장 문제가 된다.
그런데도 북한은 평양주재 각국 대사관에 철수를 권고해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등 사태를 진정시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업체에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평양주재 외교관들에게도 10일까지 철수계획을 제출할 것을 통보했다고 한다. 그래서 10일 전후 북한이 동해안으로 이동시켜 은닉한 무수단 중거리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을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미사일 발사 등의 추가 도발을 강행하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번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북한은 공멸을 부를 수 있는 위험천만한 행동들을 중단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 마침 미국은 이번 주중으로 예정했던 대륙간탄도탄(ICBM) 실험을 연기했다. 다분히 북한을 의식한 조치로, 북한의 오판이나 도발의 빌미를 주는 조치를 자제하자는 최근 미국 정부의 흐름과도 통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어제 '보아오 아시아포럼' 개막연설에서 "각국이 대화와 협상, 평화적 담판으로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치권에서도 남북대화 모색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북한은 이런 흐름을 놓치지 말고 국제사회의 한반도 국면전환 노력에 합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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