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가구가 살고 있는 경북 안동의 작은 산골마을, 삼계리에서는 언제부터인가 다섯 자매의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대금과 피아노를 모두 잘 다루는 음악 소녀 하은(13)이와 시 쓰는 게 취미인 문학소녀 지혜(12), 멋쟁이 셋째 하임(9), 새침데기 나영(8), 천방지축 막내 하람(6)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6월 도시에서의 삭막한 생활을 정리하고 귀농을 결심한 최상규(42), 이점연(44)씨 부부는 다섯 자매와 함께 이곳에서 즐거운 농촌 생활을 하고 있다.
KBS 1TV가 8일부터 12일까지 오전 7시 50분에 방송하는 '인간극장'은 삼계리에서 첫 번째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아 새 학년을 시작하게 된 5공주의 생활을 카메라에 담았다. 귀농 1년 차인 초보 농사꾼 부부는 산 위에 묵정밭을 개간하랴 버섯 종균을 심으랴 종일 정신이 없다. 상규씨는 경기 안산에서 우유대리점을 했지만, 빚만 늘어가자 도시 생활을 정리하기로 결심하고 귀농을 선택했다.
그런 그들 가족에게 삼계리 마을 주민들은 폐교 위기에 놓여있던 학교의 사택을 빌려주고 농기구와 각종 장비를 내어준 건 물론 농사 짓는 방법까지 알려주며 정착을 도왔다. 또 아빠의 결정에 따라 어느 날 갑자기 시골에 내려오게 된 다섯 자매도 누구보다 빨리 적응했다. 아이들은 마을 개구쟁이가 다 되어 온 마을을 뛰어다닌다. 그런 5공주들 보는 재미에 마을 어르신들도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다섯 자매 중 네 명이 입학한 월곡초등학교는 전교생이 34명에 불과한 작은 학교다. 그러나 이곳에는 대금, 피리, 가야금과 타악기 등 8개의 파트로 구성된 '국악오케스트라'가 운영되고 있다. 작년 9월 첫 연습을 시작해 벌써 2번이나 공연을 한 국악오케스트라에서 상규씨네 아이들은 중책을 맡고 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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