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박성진)는 유흥업소 종업원 등에게 수면마취제인 프로포폴을 무차별적으로 상습 투약해 준 혐의(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로 서울 강남의 병원장 A씨 등 3명을 구속기소 하는 등 의사 5명을 재판에 넘겼다고 7일 밝혔다. 검찰은 또 프로포폴을 상습적으로 투약한 유흥업소 종업원 11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의사는 2011~2012년 지방분해시술(LLD)과 미용시술을 빙자해 유흥업소 종사자 등에게 최대 360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불법투약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이 운영했던 병원은 프로포폴 중독자들을 유치하는데 혈안이 돼 강남 일대 유흥업소 종사자들 사이에서 수면마취 전문병원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A씨 등은 의료시술을 하는 것처럼 꾸미거나 아예 중독자들이 요구하는 대로 하루에 최대 10회까지 반복적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해 주기도 했다.
특히 일부 의사들은 일과 시간 이후나 휴가철에 병원 문을 닫아 버리고 일반 환자들은 받지 않은 채 중독자들만 병원으로 불러 모아 1박2일 동안 반복적으로 '투약 서비스'을 제공하는 이른바 '프로포폴 데이'를 지정해 운영한 사실도 밝혀졌다.
검찰 조사 결과 프로포폴 원가는 10㎖에 수천 원에 불과하지만 의사들은 10만원 정도에 불법투약을 해주는 등 가격도 마음대로 정했다. 프로포폴에 중독된 유흥업소 종업원들은 1인당 수억 원을 투약비용으로 지출했으며, 일부 종업원들은 수억 원의 빚까지 진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관계자는 "병원 경영이 어려워진데다 중독자들이 많아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 때문에 의사들이 불법투약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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