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의 잇단 도발 위협에 맞서 미국이 항공모함 2척을 한미 연합 군사 훈련 '독수리'연습이 진행 중인 한반도로 급파했다는 설(說)이 한때 퍼졌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 한 언론은 4일 '군사 정보통'을 인용, "미 해군의 핵 추진 항모 2척이 한반도를 작전 거리에 둘 수 있는 태평양을 목적지로 지난달 27일 각각 출항했다"고 보도했다. 한반도로 향한 항모 2척은 인도양에서 작전 중이던 존 스테니스호와 미 북서부 워싱턴주 시애틀 인근의 에버릿 해군기지에 있던 니미츠호라고 이 언론은 전했다. 이날 북한은 군 총참모부 대변인 담화에서 "오래지 않아 인도양 수역이나 미 본토 서해안을 떠난 핵 동력 초대형 항모 집단이 조선반도 수역에 들이닥친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러나 군 소식통은 5일 "미 항모의 한반도 급파설은 와전"이라고 일축했다. 두 항모가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한 정보에 따르면 이 항모들이 태평양쪽으로 이동 중인 것은 사실이다. 스테니스호는 1일 싱가포르에 입항해 보급을 받고 있고, 니미츠호는 지난달 30일 모항인 에버릿 기지에서 훈련차 서태평양으로 출발했다. 군 소식통은 "스테니스호가 태평양으로 향한 것은 모항인 시애틀 브레머튼 기지로 돌아가려는 목적이고 니미츠호가 참가하는 훈련이 실시되는 곳은 하와이와 호주 부근 해역"이라며 "한국 독수리 연습과 두 항모의 기동은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다른 군 소식통도 "항모 2척이 동시에 같은 목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전쟁 때나 있는 극히 드문 일"이라며 "현재 그 정도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는 게 미군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스테니스호와 니미츠호는 만재 배수량 9만7,000톤 규모의 니미츠급 핵 추진 항모로 각각 100대에 가까운 항공기를 탑재하고 있으며 핵무기를 갖춘 순양함과 구축함, 핵 추진 잠수함 등으로 이뤄진 항모 강습단을 이끈다. 군 당국자는 "대북 압박 차원에서 독수리 연습에 미 항모가 와 주기를 바란 것은 사실이지만 미군 측이 난색을 표했다"며 "불필요하게 중국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게 미 측 생각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본 요코스카 기지가 모항인 니미츠급 항모 조지워싱턴호는 현재 수리 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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