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거리 시위에 나섰다.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노동시장에서 밀려난 성인들이, 10대 청소년의 일자리로 인식되던 패스트푸드점 업무를 차지한 뒤 저임금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상태에서 일어난 시위여서 주목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맥도날드와 버커킹 등 뉴욕 소재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점 직원 100여명이 맨해튼 중심가의 맥도날드 매장에서 집회를 가졌다. 시위대가 종착지인 팬스테이션 부근 웬디스 매장에 도달했을 때는 규모가 400여명으로 불어나 있었다.
시위대는 시급 15달러(1만7,000원) 보장과 노동조합 결성권 인정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대부분 현재 뉴욕주의 최저임금인 시간당 7.25달러(8,000원)를 받고 있다. 시위를 주최한 ‘패스트푸드포워드’는 연봉이 1만8,000달러(2,000만원)에 불과한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점 직원이 뉴욕시에만 5만명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매년 2,000억달러(220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패스트푸드 업계가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는 미지수라고 NYT는 전망했다. 저임금, 저숙련 노동자인 이들의 영향력이 미미한데다 언제든 대체인력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패스트푸드포워드는 이날 시위로 상당수 매장이 영업 차질을 빚었다고 주장했지만 회사 측은 고객 불편이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패스트푸드 업계는 최저임금 상승이 영업 부담을 준다고 주장한다. 각 점주들이 매장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며 법적 기준에 맞춰 임금을 정하기 때문에 사측이 임금 책정에 나설 수 없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올해 연두교서에서 저임금 노동자의 빈곤 해결을 위해 최저임금을 시간당 9달러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 했지만 뉴욕주 등 일부 주만 2015년 말까지 시행을 약속했다.
조너선 웨스틴 패스트푸드포워드 사무국장은 “일부 주가 2015년까지 최저임금을 올리겠다고 했지만 그것도 물가 상승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동결”이라며 “지난해 11월에도 최저임금 인상 시위를 했지만 바뀐 게 없다”고 주장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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