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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테이블에 '승민 금메달 계보'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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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테이블에 '승민 금메달 계보' 새긴다

입력
2013.04.05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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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민이라는 이름에 먹칠하지 마라."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유승민(31ㆍ삼성생명)이 자신과 이름이 똑같은 조승민(15ㆍ대전동산중)에게 '귀여운 협박'을 한다. 정신이 번쩍 든 조승민은 지난 3일 대한항공 2013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 남자 단식 예선에서 전세를 뒤집으며 본선에 합류했다.

유승민과 조승민, 일명 '승민 계보'가 주목을 끌고 있다. 둘은 승민이라는 이름 외에도 탁구 천재 계보를 잇고 있다는 공통 분모가 있다. 유승민은 애정 어린 눈빛으로 조승민을 바라보더니 "이제 어린 나이가 아니야. 책임감을 가지고 해야 해"라고 조언을 건넸다. 장차 한국 탁구를 이끌어갈 유망주로 인정했기 때문에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는 어투였다. 조승민은 자신의 롤모델인 유승민의 조언에 주먹을 불끈 쥐며 고개를 끄덕였다.

조승민이 올해 중학생으로는 유일하게 상비군에 뽑히는 등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중학생 유승민'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유승민이 "형은 지금 너 나이 때 세계랭킹이 61위였어. 유남규 감독님도 그렇고 중학교 때 두각을 나타내야 해"라고 하자 조승민은 화들짝 놀랐다. 못 믿겠다는 표정을 짓던 조승민은 "저는 세계랭킹 467위인데요"라고 힘없이 말했다. 그러자 유승민은 "지금부터 하면 돼. 국제대회에서 성적을 내면 순위는 순식간에 올라가"라며 어깨를 두드려줬다.

조승민이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조승민은 이날 코리아오픈 남자 단식 64강전에서 찬 가스히로(일본)에게 1-4로 패했다. 첫 세트를 먼저 따내고도 아쉽게 역전패한 조승민은 "16강까지 진출하는 게 목표였는데 아쉽다. 다음 대회에서는 한 단계 더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유승민은 이날 쿠즈민 페도르(러시아)를 4-3으로 물리치고 32강에 진출했다. 유승민은 "삼성생명에서 같이 훈련하면서 조승민을 봐왔는데 힘이 붙어서인지 실업팀 선수들도 어려워한다. 구질도 까다롭기 때문에 앞으로 한국 탁구의 대들보가 될 것"이라고 힘을 실어줬다.

강문수 대표팀 총감독도 조승민의 재능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지금 20대 초반의 차세대 주자들이 크지 못한다면 조승민이 유승민의 대를 이을 가능성이 크다. 탁구 지능이 빼어나고 드라이브도 좋기 때문에 언젠가는 세계 정상을 밟을 수 있는 재목"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마지막 국제대회에 출전하고 있는 유승민은 "코리아오픈이 마지막 오픈 대회가 될 것 같다. 성적보다는 유승민을 보러 오는 팬들을 위해서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유승민은 2005년 코리아오픈 복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다. 단식 최고 성적은 4강이다.

인천=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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