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장관을 맡을 정도의 자질과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 야권 외에 새누리당과 부처 내부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윤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 문제를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적격'의견으로 경과보고서를 채택한다는 입장이지만 윤 후보자의 자질에 대한 여론이 갈수록 악화되자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게다가 야당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서 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전체회의에서 경과보고서가 채택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원내관계자는 4일 "업무 능력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여론도 좋지 않아서 고민"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해양수산부의 일부 관료들은 '창피해서 일을 못 하겠다'고 말할 정도"라고 전했다.
윤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전까지만 해도 무난히 청문회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원에서 장관 후보자로 발탁된 데다 재산(1억5,000만원)도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문회 이후 기류가 바뀌었다. 윤 후보자가 주요 현안에 대해 "잘 모른다"는 말을 되풀이하는 등 장관 후보자로서 자질 부족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윤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부산항 개발 예산 관련 질문에 "(공부) 해 놓고 잊어버렸네요"라고 답변했고, 어업 분야 국내총생산(GDP) 관련 질문에 대해서도 "정확히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당은 일단 공식적으로는 윤 후보자를 안고 간다는 입장이다. 이미 고위 인사들의 잇단 낙마 사태가 벌어진 만큼 윤 후보자에 대해서도 여당이 '안 된다'고 제동을 걸면 박근혜 대통령에게 너무 부담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이날 고위정책회의에서 "'몰라요 진숙''까먹 진숙''백지 진숙' 등의 얘기가 나올 정도로 윤 후보자 청문회를 보는 것 자체가 민망했다"며 윤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윤 후보자 청문회가 가장 쉽게 빨리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여론이 악화될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윤 후보자가 청문회 전날까지도 자신만만하게 생각했는데 카메라 앞에 서자 당황한 것 같다"면서 "앞으로 장관을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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